국내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경기가 호황을 보였을때 자금을 기술개발및
설비투자 보다는 부동산및 유가증권투자등 재테크에 치중하여 운용한 것
으로 밝혀졌다.
또 기업의 재무구조는 지난 86년이후 다소 개선됐으나 외부자금차입에 의한
자금조달비중이 높아 여전히 주요국에 비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지난 80년부터 88년까지 175개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기업의 자금조달및 운용구조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총자금조달액중 내부유보, 감가상각비, 충당금등 내부자금이 차지
하는 비중은 80년대 들어 크게 상승했다.
*** 내부자금 비중이 외부자금 비중을 상회 ***
전체 자금조달액 가운데 내부자금 비중은 지난 80-84년중 연평균 30.0%
에서 88년에 56.0%로 증가, 차입등 외부자금의 비중 44.0%를 상회했다.
이는 86년이후 경기호황으로 인한 이익잉여금 증가와 주식발행초과금등
에 의한 자본잉여금의 증대로 내부유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외부자금조달에서도 지난 87년이후 주식발행비중이 크게 상승한
반면 차입금비중은 낮아졌다.
이에따라 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은 80년의 17.0%에서 88년에는 25.3%로
높아져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추세에 있지만 미국(88년 42.0%), 일본(88년
29.1%), 대만(87년 52.7%)등 주요국에 비해서는 아직 취약한 것으로 나타
났다.
*** 기업 인플레 기대심리에 편승 재테크 몰두 ***
기업의 자금운용구조를 보면 86년부터 88년까지의 호황기중 설비및
재고투자등 영업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자금의 운용비중이 떨어진
반면 토지및 유가증권투자를 위한 자금비중은 크게 높아져 기업이 인플레
기대심리에 편승, 재테크에 몰두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기업의 운용자금중 설비투자의 비중은 86년의 55.5%에서 87년 45.4%,
88년 52.7%로 둔화된 반면 토지및 유가증권투자 비중은 86년의 9.8%에서
87년 13.0%, 88년 17.8%로 크게 높아졌다.
한은은 기업의 재테크활동이 경기와 물가및 부동산가격 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특히 부동산가격상승이 기업의 재테크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 영업이익 낮아지고 자산처분이익등 특별이익 늘어나 ***
이같은 자금운용구조의 변화는 기업의 이익금구성에도 영향을 미쳐 영업
이익의 비중이 86년의 77.5%에서 87년 76.2%, 88년 70.5%로 계속 낮아졌으
나 영업이익과 직접 관련이 없는 수입이자및 배당금등 영업외이익과 투자
자산처분이익등 특별이익의 비중은 높아졌다.
한은은 국내기업의 자금조달및 운용구조상의 취약성을 개선, 재무구조의
건전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물가안정기반을 확고히 다져 인플레기대심리
를 불식시키고 <>부동산가격 상승에 편승한 불건전한 재테크활동을 극력
억제하며 <>기업의 신용도에 따른 금리차등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업의 과도한 재테크활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부동산투기 소득에
대한 과세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투기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금융
기관의 대출심사및 사후관리를 강화, 기업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에 사용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기업의 자금조달에 있어 주식발행보다는 외부자금
차입이 유리하게 되어 있는 현행 세제의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