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원서를 넣는 2024학년도 대입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된다. 교과·논술 전형에서는 수능 최저 등급 기준이 완화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2024년 입시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대학 지원 시 자소서를 제출할 수 없게 되면서 전국 고교생들의 내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소서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2019년 교육부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통해 자소서 폐지를 결정했고, 지난달 국무회의에서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 2021학년도에는 기재 금지 항목 검증이 강화됐고, 2022학년도에는 문항이 축소되는 등 단계적인 폐지 절차를 밟아왔다.

비교과 활동을 적는 자소서가 사라지면서 교과 항목인 ‘내신 성적’이 중요해졌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생부는 교사의 시각으로 작성되지만 자소서는 학생의 시각이 담긴 해설서였다”며 “최근 면접을 없애는 대학까지 늘면서 내신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학교에는 학업 성취도가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 높은 내신 성적을 받는 것이 일반고에 비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고교 내신에 절대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중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는 특목고에 대한 인기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주요 대학은 교과·논술 전형에 적용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점차 낮추는 추세다. 고려대는 인문계열 학교추천 전형의 최저 기준을 ‘국·수·영·탐(2과목 평균) 중 3개 영역 등급 합 6→7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 학업우수(의대 등 일부 학과 제외) 전형은 ‘국·수·영·탐(1과목) 4개 영역 등급 합 7→8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로 하향했다. 성균관대는 자연계열 수학(미적분·기하), 탐구(과탐) 응시 기준을 폐지했다.

이 소장은 “주요 대학에서도 입학가능인원(입학자원)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수능 최저를 완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