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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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배달 노동자 노동조합이자 독립노조였던 '라이더유니온'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가입을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노조 가입으로 쿠팡에 대한 공공운수노조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라이더유니온은 2019년 5월 1일, 국내 배달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노조를 출범한 뒤 이듬해 11월 노조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아 합법노조로 자리 잡았다.

29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24일부터 공공운수노조 가입과 새 위원장·임원진 선출과 관련한 5일간의 선거를 진행한 끝에, 조합원 94%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공공운수 노조 가입을 결정했다. 최종 투표율은 77.31%였으며, 조직형태 변경의 건에 대해서는 투표 참석자의 94.31%가 찬성표를 던졌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수는 1000여명 규모로 알려져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르면 일반 노조가 산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려면 재적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가입 찬성이 넉넉하게 나오면서 라이더유니온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로 편입될 전망이다.

또 라이더 유니온 설립에 크게 이바지해온 박정훈 초대 위원장(재선)은 마포서대문은평 지회장으로 물러났고, 알바노조 위원장 출신인 구교현 씨가 3기 위원장에 당선됐다. 부위원장엔 이대근, 사무국장엔 김지수 씨가 당선됐다.

구 위원장 자신의 SNS 게시글에서 "조합원들의 우려와 고민이 많았지만, 정권의 노조 공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며 "적대적인 정부와 대기업 등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크게 뭉쳐야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그간 양대노총의 가입 권유에도 독립노조 형태를 유지해 왔다. 이번 민주노총 가입은 플랫폼이라는 신산업 분야에서 독립노조의 생존 가능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쿠팡을 겨냥한 공공운수노조의 움직임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쿠팡물류센터지회 등은 쿠팡을 상대로 날을 세워왔다. 라이더유니온에는 쿠팡이츠 플랫폼을 활용해 근무하는 노동자들도 많아, 공공운수노조와 라이더유니온은 이전에도 자주 연대활동을 해왔다. 아예 같은 조직이 되면서 유기적인 조직 활동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그간 라이더유니온과 치열한 조직 경쟁을 벌여왔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배달플랫폼노조'와는 어색한 한지붕 두가족 생활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