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기대되는 배우가 있다면 '주먹 요정' 태원석을 꼽으려 한다. 그는 OCN 오리지널 드라마 '플레이어'에 출연해 싸움꾼 도진웅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사이다 펀치를 날렸다.

'플레이어'는 태원석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 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단역, 조연으로 활약을 펼쳤지만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는 어려웠던 태원석이 첫 주연에 발탁됐다. 이에 태원석은 보란 듯이 제 역할을 해냈고 그의 진가를 제대로 알렸다.

그는 '플레이어'에 대해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5월 12일은 그가 '플레이어' 오디션 합격 통지를 받던 날이다.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새벽 4시반 경, 합격 전화를 받고 헬스장 지하 주차장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무명 시절이 눈 앞을 지나가는 것 같았죠. 큰 기회를 얻어 정말 신났고, 도진웅 역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습니다."

그는 드라마 방영 전부터 캐릭터를 위해 무려 35kg을 증량하는 노력으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본을 읽었는데 도진웅은 외형적 모습이 더 커야할 것 같았어요, 오디션을 보러갈 때 35kg을 찌워서 갔죠. 감독님께선 더 (몸을) 키울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고, 저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자장면, 햄버거, 닭가슴살을 반복해서 정말 죽을 듯이 먹고, 하루 세 타임씩 죽을 듯 운동했죠. 식도염도 걸리고 잔부상도 많았어요. "

태원석은 단기간에 무려 35kg을 찌워 현재 122kg 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작품이 끝난 뒤에도 운동을 하며 몸매를 유지하는 중이다. "이렇게 몸을 크게 만들고 나서 유연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다크나이트 라이즈' 톰 하디가 롤 모델이에요. 태원석의 무기로 만들려고요."
'플레이어' 태원석 인터뷰 /사진=최혁 기자
'플레이어' 태원석 인터뷰 /사진=최혁 기자
그는 극중 도진웅 그 자체로 분해 든든한 해결사, 시청자들이 원하는 통쾌한 액션 캐릭터를 완벽히 구현해냈다. 매 회마다 펼치는 화려한 맨몸 액션과 더불어 동료배우들과의 케미, 그리고 의외의 귀여움을 가진 캐릭터를 자신만의 위트로 소화해내며 단숨에 태원석 이름 석자를 강렬하게 새겼다.

"사실 저는 평화주의자에요. 폭력? 이런 것은 싫어하죠.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유독 저의 액션신에서 통쾌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직접 해보니까 현실에서 못했던 것들에 대한 쾌감이 있었죠. 사람을 역기처럼 들어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와이어를 달면 티가 날 것 같아 직접 했죠. 어깨, 허리가 아팠지만, 저보다는 내동댕이 쳐진 배우들이 고생이 많았습니다."

극중 송승헌, 이시언, 크리스탈(정수정)과의 케미가 참 눈부셨다. 이런 칭찬에 가장 감동을 느끼는 이가 바로 태원석이었다.

"솔직히 함께 연기하게 되어 너무 좋았고,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어요. 모두 선배님들이시고, 수정이도 연기 경력은 저보다 훨씬 많거든요. 먼서 송승헌 형님은 분위기 메이커이시고, 리더로서 잘 잡아주셨어요. 이시언 형님은 '두 번 다시 안 볼 사람 처럼 때리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수정 양은 여성 배우라서 다가가기 힘들 줄 알았는데, 먼저 말 걸어주고 어울려줘서 너무 감사하죠. 승헌, 시언 형과는 아직도 헬스를 같이 합니다. 하하"

태원석의 열연은 조연부터 주연까지 차근차근 밟아 온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드라마 2010년 SBS 드라마 '아테나 : 전쟁의 여신'으로 데뷔, 이후 뮤지컬 '까르페디엠'과 처음으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확실하게 알렸던 KBS2 '마녀의 법정'을 비롯해 다년간 다양한 작품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고 그 연기내공을 '플레이어'에서 십분 발휘,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원동력이 있다면 '간절함'이었던 것 같아요. 대중에게 나를 알리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어요. '플레이어' 전 까지는 죽목 받을 만한 분량의 캐릭터를 하지 못했죠. 그래서 '플레이어'는 더욱 간절했습니다."
'플레이어' 태원석 인터뷰 /사진=최혁 기자
'플레이어' 태원석 인터뷰 /사진=최혁 기자
그를 두고 누군가는 '제2의 마동석'이라는 닉네임을 붙이기도 했다. "완전 영광입니다. 존경하는 배우시기 때문이죠. 저도 저 대로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분들을 만나뵙고 싶어요. '주먹 요정'이라는 타이틀은 저만 갖고 싶네요."

태원석은 1989년생으로 올해 만 29세다. 그는 "다들 제 나이를 들으시면 깜짝 놀란다"면서 "노안"이라고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다가올 2019년이 더욱 특별하기도 하다. "20대를 지나 30대가 되어, 마음가짐이 남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시기에 '플레이어'를 만나게 됐죠. 한동안 집에 처음으로 눈치를 보기도 했었는데 천금같은 기회인 '플레이어' 덕분에 이제는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죠."

그는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대쪽같은 연기의 길을 걷고 있는 이순재를 닮고 싶다고 했다. "사실 '플레이어' 전에 사람들이 '언제까지 연기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 당시엔 '80세 까지 안되면 그만할께'라고 했는데 지금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만 유지 한다면 말이죠. 이순재 선생님과 같은 길을 가고 싶어요. 철저한 자기 관리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이겠죠?"

태원석은 아직 대중에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했다. "제 안에 페이소스가 많아요. 우울한 감성, 소녀 같은 모습 등 다양한 감정이 많습니다. 제 이름은 클 태(太), 담 원(垣), 밝을 석(晳)을 씁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처럼 연예계의 원석이 되어 더욱 반짝반짝 빛나도록 세공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영상=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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