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WINI)’를 공식 가동한 첫날인 8일 일부 모바일뱅킹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 1200만 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우리은행 개인고객 대부분이 이용하는 스마트뱅킹 앱 ‘원터치개인’에서 이날 오전 내내 접속이 지연되고 다운되는 ‘먹통 사태’가 빚어졌다.
우리銀 차세대 전산시스템 첫날 '한때 장애'… 고객 불만 속출
우리은행은 지난 5~7일 연휴 기간 은행 및 카드(일부 업무는 제외) 업무를 중단하고, 차세대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을 했다. 우리은행이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한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3000억원 이상 예산을 들여 2016년부터 2년 넘게 시스템을 개발할 정도로 공을 들여왔다. 우리은행은 당초 지난 2월19일로 계획했던 위니 가동을 이날로 두 달 반가량 연기했다.

추가 보완 작업을 거쳐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은 연휴 기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가 본점과 상암전산센터, 각 영업점의 전산구축 현황을 최종 점검했다.

하지만 8일 0시부터 본격 가동된 새 전산시스템은 거래 고객이 몰리기 시작한 오전 8시부터 모바일 앱 원터치개인의 로그인, 계좌조회 및 이체 등에서 각종 오류가 발생했다.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원터치개인의 접속 오류와 관련해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늘 계약금 받아야 하는 날인데 우리은행 시스템이 아직도 안 된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돈을 부치려고 하는데 우리은행 모바일뱅킹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글도 올라왔다.

우리은행은 ‘원터치개인’ ‘위비뱅크’ ‘위비톡’ 등 9개의 모바일 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1200만 명이 이용하는 개인전용 스마트뱅킹 앱인 원터치개인에서 접속 지연 오류가 발생해 소비자 피해가 더욱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체인증을 포함한 로그인에서부터 장애가 발생해 접속이 아예 안되거나, 장시간에 걸친 시도로 로그인에 성공한 뒤에도 계좌이체 등 각종 거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운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한 우리은행 이용자는 “오늘부터는 편리하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황당하다”며 “이용자들이 3일간 거래를 못했으니 당연히 접속자가 몰릴 텐데 그것조차 대응하지 못한다는 게 더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은 3일간 금융업무가 중단되면서 적체된 거래들이 일시적으로 몰려 원터치개인 앱의 접속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시스템 가동에 따른 전산 장애가 아니라 단순한 서버 과부하 때문이란 얘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전 11시50분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뒤 차질 없이 가동되고 있다”며 “새로운 전산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데 발생한 일시적인 오류”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부 이용 고객들이 일시적으로 불편함을 겪었지만 새 시스템 도입으로 보안성과 편의성이 제고된다”고 덧붙였다.

안상미/정지은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