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지낸 강원 평창 숙소에서 하루 묵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하루 머물며 서울 야경 구경하기,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에서 녹차밭 체험하기….

글로벌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가 최근 3년간 선보인 이색 숙박 패키지다. K콘텐츠를 앞세운 이 같은 상품들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단 몇 초 만에 매진됐다. 에어비앤비가 글로벌 핵심 사업 중 하나로 ‘K콘텐츠와의 협력’을 꼽은 이유다.

한국에 대한 에어비앤비의 관심은 C레벨들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데이브 스티븐슨 에어비앤비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 2일 미국 현지에서 한 인터뷰에서 “세계 관광객들이 한국을 여행하고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며 “한국은 우리에게 점점 더 중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서울을 찾은 네이선 블러차직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도 “K팝 등 한류 덕분에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 여행객의 관심은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올초 열린 작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독일 브라질과 함께 한국을 해외시장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K콘텐츠 프리미엄을 노리고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건 에어비앤비뿐만이 아니다. 호텔스닷컴·트리바고 등을 운영하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익스피디아그룹도 최근 한국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고, 서울 외에 강원도와 전라도 여행 상품을 늘리기로 했다.

중국 최대 OTA 씨트립을 자회사로 둔 트립닷컴그룹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여행 콘텐츠 추천 서비스 ‘트립모먼트’를 통해 숨겨진 한국 여행지를 적극 소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트립닷컴그룹에 따르면 일본·중국 연휴가 겹치는 ‘골든위크’(4월 27일~5월 6일) 기간 한국 항공, 호텔, 관광지 등의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