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나오니 주가도 '히트치네'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와 함께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8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기술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연결해주는 ‘덱스’다. 덱스 스테이션에 갤럭시S8을 꽂으면 모니터나 TV로 스마트폰에서 하던 앱(응용프로그램), 게임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모바일 통신장비업체 알에프텍은 갤럭시S8에 덱스 관련 부품(케이블)을 공급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간 31.34% 올랐다.

알에프텍은 7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320원(4.35%) 오른 7670원에 장을 마쳤다. F&F 가온미디어 조흥 등의 종목도 히트 상품을 배출하면서 몸값을 크게 올렸다. 전문가들은 소비 시장의 흐름을 읽고 히트 상품 탄생의 길목을 지키는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황 부진에 최근 1년간 주가 하락폭이 컸던 의류업종에서 유일하게 큰 폭으로 뛴 F&F도 디스커버리라는 히트 상품 덕을 봤다. F&F는 올 들어 45.27% 올랐다. 기능성과 패션의 조화를 앞세워 다른 아웃도어 제품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라이선스 브랜드 디스커버리 덕분에 F&F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디스커버리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141.9% 늘어난 11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가온미디어는 음성인식 AI 기능, 스피커, 카메라가 추가된 KT ‘기가지니(GiGA Genie)’ 셋톱박스를 납품하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700만가구가 KT 인터넷TV(IPTV)에 가입해 시장 점유율이 50%를 웃돈다. 셋톱박스 교체 및 신규 수요와 맞물려 기가지니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가온미디어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오뚜기 냉동피자를 제조하는 조흥 주가도 최근 3개월 동안 19.67% 뛰었다. 2015년 50억원 규모였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오뚜기 냉동피자가 나오면서 지난해 250억원대로 커졌다.

LG전자는 건조기 시장 확대 덕을 보고 있다. 올 들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빨래를 베란다에서 말리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나 건조기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지난해 10만대 수준이었던 국내 전기 의류건조기 시장이 올해는 6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비 열풍의 지속성과 제품 차별화가 히트 상품 관련 종목의 주가 방향성을 결정한다”며 “경쟁 상품 출시 시점에서 소비자 반응이 주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