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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유리천장' 깬 여성 리더십…세계 정치·경제 주무른다

입력 2016-07-08 18:28:08 | 수정 2016-07-11 10:15:39 | 지면정보 2016-07-09 A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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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 지도자가 뜬다

영국 '철의 여인' 대처 향수 작용…위기 해결할 여성 리더십 원해
교육·경력서도 남성 부럽지 않아
차이잉원·힐러리, 명문대 졸업…남편·부친 곁에서 실력 쌓기도
여성 권력의지 커진 것도 한몫
“세상의 모든 문제가 정체를 드러내면 언제나 여성이 나타난다. 그녀는 식탁을 치우고, 바닥을 쓸고 창문을 열어 담배 연기를 빼낸다. 예외는 없다.”

유럽 최빈국 아일랜드를 강소국으로 키워내는 데 일조한 메리 로빈슨 전 대통령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자 아일랜드 시인 인기뵤르그 해럴드도티르의 시구절을 소개했다. 난세(亂世)를 헤쳐갈 지도자로 여성이 등장할 것이라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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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부터 국제금융기구 수장까지

로빈슨 전 대통령의 암시처럼 영국은 여성 총리 선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총리) 선거에 출마한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과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은 모두 여성이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여성 총리가 나온다.

미국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 가도의 최대 걸림돌이던 ‘이메일 스캔들’ 굴레에서 벗어나 미국 역사상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내년에는 서방 세계를 이끄는 영국 미국 독일의 3개국 수장을 모두 여성이 맡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후임 경선에서는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나탈리아 게르만 몰도바 부총리, 수사나 말코라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등 여성 후보 5명이 뛰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비롯해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등 글로벌 경제의 두 축을 여성 지도자가 맡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외교계의 수장까지 여성이 담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처 전 총리의 강력한 리더십에 향수

여성 지도자가 부각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영국 가디언은 “우연의 일치 일 수도 있고, 여성 파워가 마침내 ‘유리천장’을 깨부쉈을 수도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는 여성이 갖고 있는 현실주의에 기대려는 심리가 높아졌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영국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향수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위기를 헤쳐나간 대처 전 총리의 현실주의적 접근과 강력한 리더십은 영국인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대처 총리가 이른바 ‘영국병’을 치료하기 위해 시행한 복지 축소와 긴축재정 정책을 놓고 당시 노동당은 물론 보수당 일각에서조차 정책을 되돌리라는 ‘유턴(U-Turn)’ 요구가 거셌다. 대처 총리가 이에 “유턴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할 말이 있는데 당신들이나 돌아서세요(You Turn)”라며 쏘아붙인 얘기는 유명하다. 영국인들이 브렉시트 후폭풍에 맞서 싸우며 나라를 구해줄 인물로 ‘제2의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더십 수업 미리 받아

교육과 경력 면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브렉시트 3인방’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모두 영국이 자랑하는 옥스퍼드대 출신이다. 메이 내무장관도 역시 옥스퍼드대를 졸업해 꿀릴 게 없다. 차이잉원 신임 대만 총통(대통령)은 국립대만대 법학과를 거쳐 미국 코넬대와 영국 런던정경대에서 수학한 뒤 대학교수로 재직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의 명문여대 웰즐리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나왔다.

국가 지도자 가까이에서 리더십을 익힐 기회가 많았다는 것도 여성 지도자 부상의 요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8년간 리더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배울 기회를 가졌다. 미얀마의 실질적 리더인 아웅산 수지 하원의원의 아버지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웅산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아버지에게서 리더십을 배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여성의 권력의지도 컸다. 힐러리가 대표적이다. 힐러리의 전 남자친구가 주유소 직원으로 일하는 것을 알고 빌이 “나랑 결혼하지 않았다면 주유소 직원의 부인이 됐을 것”이라고 놀렸다. 힐러리는 “나의 전 남자친구가 대통령이 됐겠지”라고 응수할 정도였다.

선배들의 활약상도 큰 자극

선배들의 활약도 한몫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남유럽 재정위기를 효과적으로 진화했다는 호평 속에 재임에 성공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난민 문제와 EU 분열에 대한 우려 가운데서도 3연임을 바라볼 정도로 신망이 두텁다. 옐런 Fed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느라 골치가 아프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한다.

WP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기존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국민들을 다독여야 하고, 메이(또는 레드섬)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EU와의 까다로운 협상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끌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남성 지도자들이 저질러놓은 일을 치우는 새로운 ‘여성 민주주주의(femokratie)’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종서 기자/워싱턴=박수진 특파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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