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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손보험 논란, 건강보험 무너지는 소리일 수도

입력 2016-06-16 17:28:44 | 수정 2016-06-17 00:08:41 | 지면정보 2016-06-17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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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전 국민의 60%인 3200만명이 가입해 이해관계가 광범위하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비급여진료와 본인부담금의 80~90%를 보장한다. 건강위험에 대비한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낸 돈보다 얼마든지 더 받을 수 있어 도덕적 해이가 구조화된 상품이다. 과잉진료와 의료쇼핑, 보험회사 손해율 상승(지난해 123.6%), 보험료 인상(20%대)의 악순환이다. 이대로 가면 10년 내 실손보험료가 두 배로 뛸 전망이라고 한다. 지속가능할 수 없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해 민관TF를 구성하고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모든 입원·통원비를 보장하는 만능형 실손보험 대신 보험료를 40% 낮추고 필요한 보장은 특약으로 선택하게 하는 기본형 실손보험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어제 보험연구원 공청회에서도 △기본형과 특약형의 이원화 △이용량에 연계한 보험료 차등 △보험료가 싼 순수보장형(일명 단독형)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검토할 만한 대안들이다.

하지만 실손보험은 단순히 보험료만이 아니라 의료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내포돼 있다. 풍선효과란 말 그대로 건강보험 규제가 실손보험의 급팽창을 불러왔다. 낮은 수가에 막힌 의료계로선 유일한 돌파구인 셈이다. 뒤집어 보면 건강보험이 의료기술의 발전을 못 따라가 벌어진 비정상이기도 하다. 실손보험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고 해도 의료발전의 촉매제인 측면도 있다.

물론 소수의 과잉진료로 다수가 손해보는 실손보험을 이대로 둘 순 없다. 그렇다고 정치권이 나설 일은 아니다. 국민의당은 실손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국회 안에 국민의료비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민영의료보험법’을 제정하겠다고 한다. 근본원인은 제쳐놓고 가격통제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실손보험 존립이 위태로운 것은 물론 의료서비스의 양극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반 의료는 건강보험으로 커버하겠지만 고급 의료수요는 해외로 나갈 것이다. 영국에서 보듯 우수 의료진의 이탈도 피할 수 없다. 의료산업 전반의 하향평준화다. 건강보험이 세계 최고라는 착시에서 벗어나야 문제가 제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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