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르헨티나는 페로니즘 70년 수렁에서 벗어날 것인가
12년 만에 우파가 당선된 아르헨티나의 대통령 선거에 대해 세계의 언론들은 ‘포퓰리즘에 대한 심판’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AFP와 뉴욕타임스는 “마크리 시장의 대통령 당선은 70년간 아르헨티나 정치를 지배해온 페론주의가 막을 내렸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CNN도 “좌파가 득세하던 아르헨티나에서 균형을 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의 의미는 명확하다. 아르헨티나 국민이 대책 없는 복지보다 결국은 성장과 일자리를 택했다는 사실이다. “일자리 200만개 창출로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며 ‘바꾸자’를 외친 마크리의 공약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한때 남미 제일의 부국이 1946년 후안 페론의 집권 이래 퇴보 일변도를 걸어오다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는 순간이다.

최근 12년간 계속된 좌파 부부 대통령 시기에 이 나라 경제는 특히 피폐해졌다. 물가상승률은 2010년 이후 매년 20%를 넘어 2014년엔 38.5%에 달했다. 올해도 최소 25%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는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다. 외채도 갚지 못해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다. 자유시장과 개방 경제를 반대하며 복지확대로만 달려온 결과는 쓰디썼다. 정부예산의 20%가 생활보조금으로 지급되는 나라다. 현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2007년 집권한 뒤엔 정부가 지급하는 연금도 두 배로 올랐으니 재정이 거덜나지 않을 수 없었다.

페로니즘의 소위 ‘위대한 유산’을 어떻게 극복해낼지가 마크리 정부에 주어진 과제다. 수십년 포퓰리즘의 후유증은 개혁에 적지 않은 난관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르헨티나 대선을 계기로 12개국 중 10개국이 좌파 정권인 남미의 좌파벨트가 흔들릴지도 주목된다. 아르헨티나의 처절한 시행착오에서 진지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2012년 대선 때부터 인기영합 공약 경쟁을 벌인 이래 마침내 청년 백수들에게 월 5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까지 나왔다. 이런 포퓰리즘의 광풍은 필연코 아르헨티나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