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 20만대 수출한다
새 주인을 찾은 팬택이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 20만대를 수출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는 등 해외 사업에서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재정비를 거의 마무리한 팬택은 이르면 이번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대표이사는 팬택 인수를 주도한 정준 쏠리드 대표와 문지욱 팬택 중앙연구소 소장(부사장)이 공동으로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내 수출 계약…내년 공급

15일 전자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인도네시아 업체에 스마트폰 20만대를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추진 중이다. 연내 계약을 마무리한 뒤 내년 5~6월 공급할 계획이다. 팬택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단가 절감을 위해 중국 및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할 것”이라며 “새로 출범하는 팬택의 첫 사업”이라고 말했다.

팬택의 해외 사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 것은 팬택의 새 주인인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인수가 확정되기 전부터 회사 회생을 위해 힘쓴 덕택이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진출 추진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팬택 인수를 결정했다. 스마트폰 수출을 위해 현지 업체와 접촉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다.

팬택은 인도네시아 통신사 등과 협력해 현지 휴대폰, 통신장비, 사물인터넷(IoT) 등 전방위 모바일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인구 2억5000여만명의 인도네시아 통신시장은 2018년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급변하고 있다. 현재 75%를 차지하고 있는 2세대(2G) 이동통신 인프라를 내년부터 4G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이번주 ‘뉴 팬택’ 출범

팬택 신설 법인은 이르면 이번주 공식 출범한다. 작년 8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팬택은 지난달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팔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달 말 회생절차를 종결할 예정이다. 15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것이다. 법원은 팬택을 팬택(신설 법인)과 팬택자산관리(존속 법인)로 나눠 팬택은 신설 법인으로 출범시키고 팬택자산관리는 청산하기로 했다.

신설 법인에서 정 대표는 대외적인 업무와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기획과 개발, 생산을 책임진다. 임직원 구조조정은 지난달 마무리했다. 약 500명이 남고 4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정 대표는 제4이동통신사업 진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쏠리드는 제4이동통신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한 퀀텀모바일 컨소시엄에 주주로 참여했다. 쏠리드는 비교적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어 사업권을 따내는 데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불참해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 있는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에 변수가 될지 관심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쏠리드는 중소업체면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기업”이라며 “제4이동통신사업권을 따면 최근 인수한 팬택의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김태호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