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오도재를 지나고 있는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사진=김정훈 기자)
함양 오도재를 지나고 있는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사진=김정훈 기자)
[ 김정훈 기자 ] 렉서스 ES 하이브리드(ES300h)는 수입차 히트 상품이다. 지난 3년간 독일 디젤 차 공세에도 가솔린 승용차로는 나홀로 판매 10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ES300h는 성장 동력이 끊어져 가던 렉서스 브랜드를 살려낸 효자다. 렉서스 한국 판매 물량이 쪼그라들 때 고효율 디젤의 대항마로 나와 친환경차 고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신차는 3년 만에 새 단장하고 나왔다. 렉서스의 상징이 된 '스핀드 그릴' 얼굴을 비롯해 겉과 속 군데군데 다듬은 부분변경 모델이다. 2.5L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했다. 엔진 출력 158마력에 시스템 최대 출력은 203마력, 토크는 21.6㎏·m이다. 유럽 디젤차와 같은 시원한 가속은 없어도 스포츠모드 주행을 바꿔 나름 운전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지난 주말 ES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에서 지리산 조망공원 일대까지 달렸다. 편도 280㎞ 구간으로 돌아오는 거리까지 왕복 600㎞ 주행했다. 지리산 인근에선 함양 오도재 고개를 넘어갔다. 오도재는 사진작가들에게 촬영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뱀이 기어가는 모양을 하고 있는 커브 길은 ES의 핸들링 재미를 느껴보기 좋았다.

ES 하이브리드가 일본차 인지도가 떨어진 시기에도 줄곧 잘 팔리는 비결은 가격 대비 제품력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베이지색 가죽 시트로 채운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감이 감돈다. 운전석 수납공간은 버튼식 덮개로 처리돼 고급 세단 이미지를 풍긴다. 내비게이션 길찾기 등 주요 기능은 기어 변속기 오른 편에 있는 노트북 마우스 모양의 리모트 컨트롤로 조작한다.
[시승기+]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서울~지리산 오도재 600㎞ 달려보니
[시승기+]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서울~지리산 오도재 600㎞ 달려보니
마크레빈슨 카오디오는 음악 애호가들에게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다. 실버 색상을 얹어 마치 미니오디오를 조작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라이언 아담스, 카운팅 크로우즈, 매치박스 트웬티 같은 록 사운드의 묵직한 베이스 리듬을 잘 잡아준다. 요즘 자동차 CDP 기능이 사라지는 추세를 따르지 않아 장거리 여행에서 음반으로 음악 감상하기 좋다.

렉서스가 자랑하는 수입 세단 최고 수준의 정숙성과 승차감은 이번에도 변함 없다. 엔진 시동을 켜고 시속 100㎞까진 바깥 소음이 실내로 안들어왔다. 주행시 엔진 진동을 운전자가 거의 느끼지 못한다. 승차감도 안락하다. 장거리 운전은 역시 가솔린 승용차가 피로도가 덜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사실 혼잡한 시내 구간에서 매력을 발산한다. 가다서다 반복하는 저속 구간에선 전기모터로 달려 연료 소모량을 줄일 수 있어서다. 지난 주말 시승은 주로 100㎞/h 이상 달리는 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이뤄졌다. 고속 주행이 많아 도심 구간에서 효율을 내기 좋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반영하진 못했다.

지리산 일대를 다녀온 후 계기판 평균 연비를 살펴보니 13.5㎞/L다. 복합 연비 16.4㎞/L에 못 미쳤다. 고속도로 운전이 많다면 하이브리드보단 디젤이 유리하다. 다음날 광명 이케아 매장을 다녀오면서 시내 운전을 100㎞ 추가했더니 연비는 L당 14㎞대로 치솟았다.
[시승기+]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서울~지리산 오도재 600㎞ 달려보니
ES 하이브리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경합하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도 경쟁 대상이다. ES300h 가격은 5180만~6370만원. 독일 메이커보다 싸고 제네시스 3.3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 조용하고 안락한 세단을 선호한다면 쇼핑리스트에 올려놔도 괜찮은 선택이 될 듯하다.

최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독일차 업체들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자칫 고객 이탈 현상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디젤 승용차의 대안으로 꼽히는 렉서스 ES 하이브리드가 호재로 작용할지 궁금해진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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