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스마트기기] 스마트 워치만으로 음성통화…한국어를 영어·일본어로 동시통역
스마트 워치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삼성전자가 2년 전 손목시계형 웨어러블(입는) 기기인 ‘갤럭시 기어’를 선보인 데 이어 애플도 최근 ‘애플 워치’를 출시했다. LG전자도 지난해부터 다양한 스마트 워치를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LG워치 어베인 LTE’(사진)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스마트 워치 가운데 실용성 측면에서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다.

첫인상은 일반 시계와 다를 게 없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감싸고 있는 세련된 메탈과 검은색 천연 가죽으로 만든 시곗줄은 그 자체로 ‘파일럿 시계’를 연상시킨다. 손목에 닿는 느낌이 다소 묵직하지만 부드럽다.

유용한 기능도 적지 않다. 이름에 붙어 있는 ‘LTE’에서 유추할 수 있듯 스마트폰이 없더라도 단독으로 이동통신 전화번호를 부여받아 음성 통화를 즐길 수 있다. 시계의 위아래에 부착된 스피커와 마이크로 상대방과 대화를 주고받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다만 지하철 등 공공 장소에서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했다. 운전 중 전화를 받을 때도 편리했다.

LG워치 어베인 LTE는 현재 LG유플러스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월 1만원(부가세 별도)에 음성통화 50분, 문자메시지 250건, 데이터 250MB를 쓸 수 있다. 한 개의 번호로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원넘버 서비스’나 자신의 스마트폰으로부터 전화를 당겨 받을 수 있는 착신전환 서비스 역시 LG유플러스 이용자만 가능하다.

알림 기능도 매력적이다. 회의 중에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손목에서 바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독자적인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한 회신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격으로 조종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리모트 셔터’ 기능도 돋보였다. 스마트폰에 찍힌 사진이 시계 화면에도 그대로 떴다.

동시 통역 기능도 신기했다. 한국어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할 수 있다. 음성 인식 기술로 각 언어를 자동으로 구별한다. 번역한 문장을 음성으로 재생도 해준다. ‘한국어→영어’를 선택하고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더니 곧바로 화면에 ‘Hello’가 표시된다. 바로 아래 부분에 ‘말하는 사람’처럼 생긴 아이콘을 누르니 “헬로”라고 영어가 흘러나온다. 외국어를 전혀 못하더라도 기초적인 수준의 의사 소통은 가능해 보였다.

스마트폰이 어디 있는지 모를 때 스마트 워치로 알람을 작동시켜 위치를 확인하는 ‘휴대폰 찾기’나 심박수 및 스트레스 측정, 운동 목표 설정 등 ‘LG 헬스’ 등 기능도 유용했다.

아쉬운 점은 배터리 용량이다. 문자나 카카오톡, 전화 사용량이 많다 보니 아침에 차고 나가서 꼬박 하루 정도 쓰면 거의 방전됐다. 깜빡 충전을 잊고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아침엔 충전기를 갖고 나가야 했다. 무게가 100g이 넘고 디자인도 남성적이다 보니 여성이 차고 다니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