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으로 스마트폰 충전
사람의 체온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김성웅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연구위원(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사진), 김상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등 공동 연구진은 2일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성능의 열전(熱電)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열전 소재는 열 에너지와 전기 에너지를 상호 변화시킬 수 있다. 현재 냉장고, 냉온수기, 김치냉장고, 제습기, 혈액분석기 등의 냉각 부품으로 많이 사용된다. 열전 소재에 전기를 흘려 열을 뺏는 기술을 활용한다.

최근 자동차 엔진이나 배기가스에서 생기는 폐열을 전기로 바꾸거나 체온을 이용해 모바일 기
기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하기에는 효율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열전 소재는 양 끝단의 온도차가 클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예컨대 500도까지 올라가는 자동차 엔진에 열전 소재를 붙이면 엔진과 맞닿은 면과 반대쪽 면의 온도에 차이가 생긴다. 이 같은 온도차가 클수록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재 제작 공정을 바꿔 열전 성능을 두 배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열전 소재는 벽돌을 구울 때처럼 고온에서 압력을 가해 제작한다. 이때 액체를 추가하는 방법을 써 열과 전기 간 변환 성능을 높였다.

현재 사용 중인 전자기기 냉각부품에 적용하면 효율을 두 배 높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체온을 이용한 발전 등에 적용하려면 앞으로 수년 이상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

김성웅 연구위원은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열전 성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체온을 이용한 발전에 필요한 성능이 100이라면 70 정도까지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