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 판도 뒤엎은 7대 '파괴적 혁신기업'
‘혁신’의 다른 말은 ‘파괴’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 깨부숴야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새로운 기회와 성공이 따라온다는 뜻에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업계와 소비자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 기업을 ‘시장파괴자(disrupter)’로 규정하고 업종별 20여개 업체를 28일(현지시간) 선정했다. 알리바바(기술), 우버(운송), 라자다닷컴(소매), 아틀라스마라(금융), 스리텔레콤(통신), 넷플릭스(미디어), 어피어 히어(부동산) 등이 각 분야에서 1위에 뽑혔다.

FT는 “인터넷 등 기술 발전이 혁신의 속도와 종류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처음 발명했을 때와 같은 일이 지금은 매일,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고 전했다.

기술 부문 1위에 오른 알리바바는 중국 내에서 기존의 전자상거래 시장뿐 아니라 ‘콰이디다처’라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온라인 투자펀드 ‘위어바오’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 미국 클라우드 기반의 방송 송수신 서비스 ‘에어리오’, 모바일 커플 매칭서비스 ‘틴더’ 등이 기술 부문 시장파괴자로 선정됐다.

교통 및 운송 부문 1위인 우버는 설립 5년 만에 세계 51개국 230여개 도시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행정 당국과 실정법 위반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지만 택시업계에 대변혁을 불러일으킨 건 부정할 수 없다고 FT는 설명했다. 현재 우버의 기업가치는 400억달러(약 44조원)에 달한다. 우버와 더불어 전기차 업체 테슬라, 100% 알루미늄 차체 트럭 F-150을 선보인 미 자동차 회사 포드,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로 시작해 우주사업을 펼치고 있는 엠브라에르 등도 시장파괴자로 선정됐다.

소매 부문에서의 혁신도 두드러졌다.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닷컴은 6억명의 동남아 모바일 쇼핑족을 겨냥한 혁신으로 1위에 올랐다. 1962년 탄생한 독일 슈퍼마켓 체인 ‘알디’는 가격 혁신으로 경쟁이 치열한 북미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금융 부문의 최고 혁신가로는 리보금리 조작 혐의로 바클레이즈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가 금융벤처회사 ‘아틀라스마라’를 세운 밥 다이아몬드가 꼽혔다.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 아프리카에선 투자받을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아프리카 전문 투자펀드 ‘아틀라스 마라’를 성공시켰다는 이유에서다. 개인 간 대출(P2P) 선두업체로 핀테크를 이끌고 있는 ‘렌딩클럽’, 기관투자가들과 헤지펀드를 연결해주는 ‘아이매치애티브’도 혁신 기업에 올랐다. 통신 부문에서는 영국에서 활약 중인 ‘스리텔레콤’이, 미디어 부문에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음원 배포 앱 ‘사운드클라우드’가 선정됐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초단기 상업용 매장 임대 전문서비스 ‘어피어 히어’와 중개수수료를 최소화한 ‘이무브’가 혁신 기업으로 꼽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