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차별없는 세상이 평등하다고?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게 동서고금의 믿음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겉모습만으로도 사람을 차별한다. 모든 인간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사회가 지구상에 존재하기나 할까. 구약성경은 유대인의 선민사상을 바탕으로 쓰여졌고, 공자는 사람의 질을 네 가지로 구분해놨다. 불교도 깨달은 자와 어리석은 자로 나누고 있다. 그렇다면 차별대우는 과연 정당한가. 절반은 그렇고, 절반은 그렇지 않다. 학생이 성적으로, 직장인이 실적으로 차등평가받는 것은 정당하다. 노력치에 대한 차별적인 보상은 오히려 평등한 것이다. 차별대우를 정당화시킬 수 없는 영역은 인격에 대한 부분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생각 여행》은 일상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 생각해봐야 할 30가지 이슈를 다양한 각도로 살펴본다. 동서양 철학과 역사, 경제, 종교를 넘나들며 차별, 흡연, 행복, 요행심리, 고독, 변화, 희망, 자유 등에 관해 사유의 여행을 펼친다. 가령 자유란 개념에 대해서는 현실 속 제도적 자유와 개인적 자유로 구분해 보고, 다시 감성적 자유와 이성적 자유 등으로 생각의 경계를 확장한다. 인문학을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노력의 결정판인 셈이다. 저자가 안내하는 생각의 경로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독자 스스로 사유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