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중국의 우량 선박 부품 기업이 제조업으로서는 처음 합작투자 형태로 부산에 진출하고, 해외에 나갔던 신발기업들도 잇따라 유턴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中 우량 선박 부품사, 부산에 첫발
부산시는 28일 중국 상하이 메리어트호텔에서 난징에 있는 선박 부품 밸브 스핀들 제조 전문업체 HD밸브와 부산 소재 기업인 친구가 합작으로 2000만달러 규모를 투자하는 양해각서(MOU)를 삼자 공동으로 체결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체결식에서는 서병수 부산시장과 루훙 HD밸브 대표, 이우갑 친구 대표 등이 서명한다. HD밸브와 친구는 부산에 신규 법인(친구&HD)을 설립하고 강서구 미음 부품소재 외국인투자지역 내 2만8173㎡ 부지에 생산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중국 최대 해운회사 코스코그룹의 자회사인 HD밸브는 중국 내 선박용 중속엔진 밸브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밸브 스핀들을 중심으로 중국 디젤엔진 밸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부산시의 ‘프리 월드 클래스 시범사업’ 기업으로 선정된 친구는 30여년간 선박 구성 부분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저속엔진 밸브 스핀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음 외국인투자지역에 짓는 신공장은 한국 내 수요가 늘어나는 저속엔진과 중속엔진 밸브 스핀들의 생산 및 공급에 주력하게 된다.

중국 푸저우시 경제기술개발구에 해외사업장을 둔 신발업체 태양산업도 부산으로 복귀한다. 태양산업은 28일 부산시와 이 같은 내용의 투자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태양산업은 75억원을 투자해 미음산업단지에 신발제조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태양산업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과 부산지역의 우수한 노동인력, 교육·문화환경 등의 정주환경을 고려해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발산업이 첨단화,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면서 고급 인력 공급과 첨단 기술 개발이 쉬운 부산시로 유턴하는 기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9월 5개의 신발기업과 해외사업장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부산시는 이달 초부터 중국 현지에서 미음산업단지 내 외국인투자지역과 동부산관광단지, 명지국제도시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최한원 부산시 좋은기업유치단장은 “한·중 FTA 타결을 기회로 활용해 지역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중국 투자유치 활동을 적극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