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 펀드 투자자, 아시아퍼시픽으로 몰린다
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에 쏠려 있던 투자자 시선이 아시아퍼시픽채권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에다 글로벌하이일드채권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아시아퍼시픽채권은 중국 투자 심리 개선과 함께 아시아 기업들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이 탄탄하다는 진단으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1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해외채권형펀드 가운데 자금몰이를 주도하던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하이일드펀드는 올 들어 6월 말까지 7189억원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자금유출이 시작되면서 점점 환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빠져나간 자금만 1977억원이다. ‘JP모간단기하이일드자’(734억원) ‘AB글로벌고수익’(490억원) 등 주요 펀드 설정액은 각각 100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반면 아시아퍼시픽채권펀드로는 지난 한 달간 288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피델리티아시아하이일드자’(175억원) ‘AB위안화플러스자’(96억원) 등 아시아하이일드와 중국위안화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자가 몰렸다. 또한 올 들어 글로벌하이일드와 아시아퍼시픽채권의 수익률이 역전되고 있는 점도 펀드 갈아타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글로벌하이일드펀드(6.41%)가 아시아퍼시픽채권펀드(3.36%)보다 2배 많은 수익을 냈지만 올 들어 수익률이 주춤해졌다.

반면 아시아퍼시픽채권펀드는 6.80%로 가장 좋은 수익을 기록 중이다. 브라이언 콜린스 피델리티운용 아시아하이일드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시아 하이일드채권 시장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의 스프레드(금리 차이)와 수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있지만 점진적 상승을 예상하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수익률 급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