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해외 명품 할인 행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당초 7일 시작할 계획이었던 ‘해외 명품 대전’을 6일부터 열기로 하자 신세계백화점도 이에 뒤질세라 일정을 앞당겨 같은 날부터 ‘해외 유명브랜드 대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당초 7~10일 각각 본점과 강남점에서 명품 대전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이 돌연 행사 일정을 6~9일로 조정했다. 행사장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10일 다른 행사가 예정돼 있어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롯데가 일정을 조정하자 신세계도 행사를 늦게 시작하면 고객을 빼앗길 것으로 보고 행사 시작일을 6일로 바꾼 것이다.

명품 대전을 둘러싼 두 백화점의 갈등은 지난해 2월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는 당시 신세계보다 1주일 늦게 명품 대전을 열었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 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국내 판권을 가진 브랜드의 상품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SI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분 45.76%를 가진 신세계그룹 계열사다.

롯데는 이후 지난해 8월에는 신세계보다 1주일 먼저 명품 대전을 열면서 반격을 가했다. 행사를 일찍 시작하면 좋은 상품을 먼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SI는 롯데를 비롯한 백화점 3사 명품대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SI 측은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명품 대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SI가 신세계백화점을 의식해 롯데에 물량을 주지 않기로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대전 때는 소비자들이 행사 초반에 좋은 상품을 사기 위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백화점 간에 행사를 하루라도 먼저 시작하려는 경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