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제화기업 에스콰이아(법인명 이에프씨)가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스콰이아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 등 채권단은 11일 에스콰이아가 지난 3월 신청한 워크아웃에 대해 전원 ‘부결’ 결론을 내렸다.

채권단 관계자는 “에스콰이아 실사 결과 기업 계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게 나왔다”며 “대주주의 신규자금 지원 없이는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해 워크아웃을 부결시켰다”고 설명했다.

에스콰이아는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채권단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H&Q AP코리아는 에스콰이아 매각 성사를 전제로 채권단을 설득했지만, 인수에 관심을 보인 후보군도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주주가 회사를 살릴 의지를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기 어렵다”며 “법정관리를 통해 매각 및 청산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1년에 세워진 에스콰이아는 한때 금강제화, 엘칸토와 더불어 3대 토종 제화 브랜드로 통했다. 2009년 H&Q에 인수된 후 2011년까지 매출이 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등에서 매장을 빼면서 입지가 줄어든데다,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시장을 강타하면서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이에 따라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고, 결국 지난 3월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콰이아의 부채 총액은 1178억원이며 국민은행 등 은행권에서 빌린 돈은 775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