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규제 대폭 간소화…MRI 등 전략품목 집중 지원"
정부가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인허가와 기술평가 등 규제를 대폭 간소화한다. 또 초음파진단기기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전략품목으로 정해 집중 지원키로 했다.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전 과정에 병원을 참여시키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정부는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의료기기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국산 의료기기를 쓰는 국내 병원을 늘리고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 진출도 확대해 의료기기산업을 미래 주축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현재 한국의 의료기기산업은 좁은 내수시장(4조6000억원 규모)에서 영세업체들이 과당 경쟁하고 있는 구조로 기술 수준이 선진국의 60~70%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국 의료기기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 1.2% 수준에서 2020년 3.8%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인허가,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 등재 등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의료기기를 개발하고도 출시가 지연돼 상용화에 실패하는 문제부터 개선한다. 그동안 별도로 진행됐던 품목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임상시험으로 치료효과 등이 검증된 의료기기는 시장 진입을 우선 허용하고 인체 유해성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기기(혈당측정기, 요화학분석기 등)는 심사 방법을 간소화한다.

이석규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은 “그동안 개발 후 평균 1년7개월 정도 걸렸던 의료기기시장 진입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제품 R&D 전 과정엔 기업과 병원의 연계 시스템을 도입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병원 의사 등 수요자와의 별다른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바람에 정작 제품을 내놨을 때 수요 부족으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병원과 기업 간 상시연계 협력시스템을 구축한 세 곳에 5년간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