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등 새 아파트가 큰 인기를 얻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사업 추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5.6 대 1로 마감된 잠원동 ‘래미안 잠원’ 현장. 이현일 기자
위례신도시 등 새 아파트가 큰 인기를 얻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사업 추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5.6 대 1로 마감된 잠원동 ‘래미안 잠원’ 현장. 이현일 기자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위례신도시 등 강남권 새 아파트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학군과 입지 여건이 좋지만 최근 몇 년간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민영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아 분양되는 새 아파트마다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높은 분양가에도 재건축 아파트 청약률이 평균 20 대 1을 넘는 등 사업성이 개선되자 강남권 재건축 예정 단지들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강남 주민들은 인적 네트워크 등 사회·문화적 기반이 좋은 강남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새 아파트 공급이 워낙 적기 때문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웃돈 붙은 강남권 재건축

'분양불패' 강남 새 아파트…웃돈 5000만원
부동산업계와 은행권 개인자산관리(PB)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에 성공함에 따라 분양권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도 재건축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반포·잠원동 일대는 최고 인기 지역이다. 지난달 분양한 신반포 1차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 파크’는 3.3㎡당 4000만원 내외의 고분양가에도 1순위에서만 386가구 모집에 총 7227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1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작년 9월 분양된 ‘래미안 잠원’은 99가구 모집에 2534명이 몰리며 평균 25.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근의 송학공인 관계자는 “전용 84㎡는 한 달 전보다 1000만원 정도 올라 2000만~50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을 줘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진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업무 중심지인 여의도·도심과 가깝고 한강변에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증여하기 위해 이 지역 물건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사업성이 개선된 데다 올해 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종료 이전에 인허가(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해 재건축 조합들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 추진이 빨라지면서 재건축 단지의 가격도 오름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송파구(0.30%) 강남구(0.21%) 서초구(0.11%)를 중심으로 0.14% 올랐다.

여전히 공급 부족한 민영아파트


잠실과 위례신도시도 청약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위례신도시에선 ‘사랑으로 부영’을 제외한 12개 단지가 모두 100% 분양에 성공했다. 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위례 송파 푸르지오’는 분양권에 웃돈이 붙었다. 장지동 A공인 관계자는 “남향 고층 물건은 웃돈을 2000만~3000만원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권 새 아파트의 인기는 공급 물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권에서 최근 5년간 입주한 민영아파트는 연평균 약 1900가구였다. 2007년과 2008년 잠실지역에서만 주공 1~4단지와 시영아파트 재건축 단지 2만4479가구가 입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급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공공과 민영을 합쳐 2만6018가구가 입주했던 2011년에도 민영아파트 입주는 2000가구에도 못 미쳤다. 나머지 2만4000여가구는 대부분 서초지구와 고덕강일지구 등의 보금자리·장기전세주택 등 공공 물량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소장은 “강남권 공급이 워낙 적어 새 아파트 수요자들이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와 지어진 지 10년 미만의 아파트에 몰려 새 아파트 전셋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