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상계동 한신아파트(전용 85㎡)는 전세가격이 최고 2억500만원까지 올랐지만 경매 최저가는 1억984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두 차례 유찰되면서 감정가(3억1000만원)에서 입찰 최저가격이 36% 떨어졌기 때문이다.

역시 경매 절차 중인 삼성동 힐스테이트(전용 114㎡)도 최초 감정가는 12억4000만원이지만 최저입찰가는 7억9360만원으로 전세가(8억3000만원)를 밑돌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가격이 전세가격보다 저렴한 경우가 올 들어 37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를 구하는 것보다 경매로 아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더 싸다는 의미다.

1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은 전세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전세가보다 경매 최저가가 더 낮은 ‘가격역전’ 물건이 올 들어 크게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9건을 시작으로 2010년 14건, 2011년 32건에서 지난해 133건으로 급증하더니 올해는 다시 작년보다 3배가량 늘었다. 5년 만에 약 40배 증가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고양이 69건, 서울 50건, 파주 25건, 인천 20건, 용인 18건 등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미분양이 많고 거래가 부진한 지역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강은 지지옥션 경영자문실 팀장은 “아파트 전세가격이 경매 최저가를 웃도는 가격 역전 물건은 앞으로 약 4주간 경매가 예정된 것만 92건에 달한다”며 “전세물건이 품귀 현상을 빚는 상황에서 전셋집 구하기가 어렵다면 경매를 통해 내집 마련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