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에 전문 분야 교육을 추가한 특화 경영전문석사(MBA) 과정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KAIST 경영대학원이 SK그룹과 함께 ‘사회적 기업가 MBA’를 지난 2월 시작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이 ‘대체투자 MBA’를, 한양대 경영대학원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융합 과정인 ‘컨버전스 MBA’를 출범시켰다. 불황으로 MBA 구직 시장이 위축되자 경영대학원들이 특화된 전문 인력 육성이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KAIST 경영대학원은 SK그룹과 함께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사회적 기업가 MBA’를 개설했다. 대기업 직원, 대학 연구원 등 미래의 사회적 기업가들까지 총 25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이미 사회적 기업을 운영 중인 이들도 제대로 된 경영을 위해 5명이 이 과정에 참여했다. 캄보디아에서 태양광 전등 대여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영진 제로디자인 대표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체화하는 과정에 전문적인 경영 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 사회적 기업가 MBA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aSSIST는 미국에서 헤지펀드 매니저와 교수 등으로 활동한 정삼영 미국 롱아일랜드대 경영대 교수를 학과장으로 영입했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 파생상품, 곡물 등 상품, 부동산 등 투자 관련 과정들로 주요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한양대 컨버전스경영 MBA는 인터넷, 모바일 등 ICT와 방송 등 미디어의 융·복합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과정이다. 김종우 책임교수는 “미래 산업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이화여대가 병원 경영에 초점을 맞춘 ‘헬스케어 MBA’를, aSSIST가 영업사원을 타깃으로 하는 ‘영업혁신 MBA’를 개설했다.

줄리아 타일러 미국 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GMAC) 수석부회장은 “기업들이 경영학에 브랜드 관리나 정보 분석 등 전문적인 역량을 더한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경영전문대학원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 경영에 활용하는 정보분석 MBA가 작년 9월 뉴욕주립대를 비롯한 미국 8개 경영전문대학원에 개설됐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경영대는 교내 정책대학원과 연계해 ‘소통-리더십 특화 과정’을 개설했고 영국 런던금융대(LSBF)는 브랜드경영 MBA를 운영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