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현재 5만1000여명의 100세 노인이 살고 있다. 현역 최고령 의사인 101세 히노하라 시게아키 세이루카 국제병원 이사장은 요즘도 매일 환자를 진료하고, 하루 3시간씩 독서한다. 일본 전역을 돌며 1년에 130여차례 강연을 다니고 일기도 매일 쓴다. 노년에 불꽃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는 ‘슈퍼 노인’은 한국에도 많다. 98세 최고령 최고경영자(CEO) 변경삼 참생메디칼 대표, 100세 시인 정소파 옹, 101세 방지일 목사 등이다.

《당신의 백년을 설계하라》는 장수과학자인 박상철 이길여 암당뇨 연구원장이 전하는 ‘금빛 노년’의 비법이다. 저자는 국내 장수지역인 구례, 곡성, 순창, 담양과 이탈리아 사르데냐, 일본 오키나와, 미국 선시티 등 세계적인 장수지역을 찾아 다니며 만난 100세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당당한 노화의 모델을 100세인의 삶에서 배운 저자는 “건강한 100세인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살고 있었다”는 공통점을 찾아냈다. 10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읽거나, 새로운 사물을 보며 시를 짓고, 나무를 하고 장작을 패기도 한다는 것. 장수를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노력에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선진국의 100세인 남녀 비율은 1 대 4, 또는 1 대 5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1 대 7 정도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지역은 1 대 1의 비율을 유지하는 반면, 한국은 1 대 10이 훨씬 넘는 전형적인 여성 장수 국가다. 저자는 남성 장수인이 여성 장수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까닭을 “남자들이 꼼짝을 안해서”라고 분석한다. 가부장적 남성 중심의 문화적 배경에서 차려주는 밥만 먹으니 70세 이후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저자는 “가부장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몸도 마음도 쉬지 말고 움직이면 여성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변경삼 대표는 하루도 빠짐없이 걷고 또 걷는다. 여든이 넘어서 자동차를 없애고 매일 걸어다니기 시작했고, 가벼운 산책을 한 뒤 출근해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 청소를 했다. 허리에 찬 만보계는 항상 1만보 이상이 찍혀 있다.

저자는 죽기 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늙는 웰에이징(참 늙기)의 비결을 5가지로 압축했다. 빈둥대지 말고 항상 움직일 것, 몸에는 일정한 리듬이 있으니 삼시 세 끼는 칼 같이 지킬 것, 외로움 느낄 시간이 없도록 친구를 많이 만들 것, 호기심을 갖고 항상 배울 것, 무엇이든 참여하고 함께 나눌 것 등이다. ‘감성은 결코 늙지 않는다’는 주장도 흥미롭다. 저자가 만난 100세인들은 대부분 노래와 춤 등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