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사람들’ 홍대점에 들어서면 육중한 로스팅 기계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매장에서 직접 생두를 로스팅하고 핸드드립으로 내리기 때문에 커피 맛의 농도와 향미 조절이 가능하다고 김상훈 사장(49·사진)은 말했다. 정형화된 맛이 아니라 고객들의 커피 취향에 맞춰서 깊고 풍부한 맛의 ‘맞춤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이 가게만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커피와 사람들’은 고객들의 기호를 세심하게 살펴서 커피 맛에 중점을 두고 영업하는 ‘커피공동체’ 개념의 매장이다.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본사와 가맹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커피 정보나 판매 노하우에 대해 컨설팅을 받은 후 동일한 브랜드로 커피점을 창업해 연대하는 커피공동체 형식이란 설명이다. 커피공동체 형성 초기에 자문을 담당했던 컨설턴트 중 한 사람이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인 ‘드립앤더치’의 여선구 대표다. 김 사장은 “창업 이전에는 정보기술(IT) 업체에 근무했기 때문에 커피에 대해서 잘 몰랐다”며 “로스팅에서 드립법, 매장운영과 서비스까지 모두 여 대표에게 컨설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007년 7월에 개업해 햇수로 6년째 접어들었는데 1, 2층을 합쳐 231㎡(70평) 규모에 매출은 월 4000만원 정도 올린다”며 “매출은 안정적이지만 다른 커피점들과 달리 10명의 직원이 풀 서빙을 하고 있어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가게의 실내 분위기는 깔끔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고객들이 갓 드립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인테리어에 절제미를 주었다. 매장 인테리어 구성상 가장 큰 특징은 커피 만드는 과정을 모두 보여줄 수 있도록 설계된 ‘ㄷ’자 형태의 바(bar)라고 그는 설명했다. 일반 커피점과 다르게 기다란 바가 설치돼 있어 고객들이 바에 앉아 직원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이 가게는 평일에 직장인들의 회의 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김 사장은 “전철역 근처라는 입지조건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고정고객 비중이 50%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가게도 개점 초기 1~2년간은 매출이 쉽게 오르지 않아 힘들었다. 비교적 넓은 매장을 갖췄지만 홍보활동이 미흡했고 대학가 상권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그는 직원들의 화합을 꼽았다. 직원들부터 먼저 융화가 돼야 세심한 고객서비스가 이뤄진다는 게 김 사장의 판단이다.

여기서 판매되고 있는 커피종류는 12가지다.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산과 과테말라, 브라질 등 남미산 커피가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가격은 드립커피가 5000원, 아이스커피가 6000원이다. 그는 커피점을 창업하려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단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어서 즐긴다는 마음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02)333-6809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