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부양을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6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미국 연방은행 총재들과 정부 관료 등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각각 1조7000억달러와 6000억달러를 시중에 투입했던 1, 2차 양적완화와 달리 3차 양적완화는 자금 투입 규모와 시기 등을 정하지 않고 시행하는 방안을 Fed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부양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8.3%에 머물고 있는 미국 실업률을 7%대로 낮출수 있는 카드란 분석도 나온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주 “무제한 양적완화는 검토 중인 정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에릭 로젠버그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도 이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들은 모두 Fed 내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물가 상승보다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재닛 옐런 Fed 부의장도 무제한 양적완화책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Fed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3차 양적완화책을 시행한다면 무제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무제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해도 초기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이 Fed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Fed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3차 양적완화 등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위원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3차 양적완화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오는 31일 예정된 잭슨홀 회의(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학자들의 학술모임)에서 3차 양적완화책을 언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0년 2차 양적완화책도 그가 잭슨홀 회의에서 정책 도입을 시사한 뒤 그해 11월부터 시행됐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