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정부의 횡포…한국기업 불법 봉쇄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있는 한국 스포츠용품업체 신신체육용품유한공사(신신상사 중국법인)가 지난달 15일부터 거의 한 달째 현지 주민들에게 공장을 봉쇄당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톈진(天津)시에서는 최근 한국인 기업 간부들이 중국인 직원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다.

12일 주중 한국 대사관 등에 따르면 1991년 현지 촌(한국의 읍·면·동에 해당) 정부와 50년 토지임대 계약을 맺은 신신체육용품이 최근 임대료 인상 요구를 거부하자 촌 정부가 물리력을 동원해 조업을 방해하고 있다. 촌 정부는 과거 계약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해지했다. 주민을 동원해 쇠사슬로 공장 정문을 걸어 잠그고 출입을 막고 있다.

신신체육용품과 칭다오 한국 영사관은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칭다오시 정부에 조치를 요구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수수방관하고 있다.

칭다오 한국 영사관 관계자는 “불법 행위가 분명한데도 칭다오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스타’ 브랜드로 유명한 한국 신신상사의 중국 생산법인인 이 회사는 농구 배구 축구 테니스 등의 세계연맹 공인구를 만드는 업체다. 700명의 종업원이 지난해 2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톈진에 있는 한국 기업 L사 간부인 A씨는 근무태도가 불량한 중국인 직원들을 인사조치했다가 이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다. 회사 측은 노동부에 중재신청을 해 이들과 근로계약을 해지해도 된다는 판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최근 퇴근하던 A씨는 회사 앞에서 정체불명의 중국인들로부터 각목 등으로 집단폭행을 당했다. 역시 톈진에 있는 H사 간부 B씨도 근무태도가 불량한 중국인 직원을 나무랐다가 폭행을 당해 치료 중이다.

박한진 KOTRA 베이징무역관 부관장은 “중국에서 외국 자본이 무조건 환영받던 시기는 지났다”며 “상식과 거리가 먼 중국 지방 정부의 태도가 한국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