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에 밀려…돼지고기값 30% 하락
돼지고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올 들어 30% 이상 떨어졌다.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 등으로 최근 소고기 소비가 늘면서 ‘대체재’인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국 주요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박피·E등급 제외) 평균 경락가격은 ㎏당 42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6.83% 떨어졌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9.9% 내린 가격이다. 올해 들어 하락률은 33.7%에 이른다.

이에 따라 소매가격도 내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4일 돼지고기 삼겹살 중품(中品)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1600원으로 1주일 사이 6.4% 떨어졌다. 올 들어 21.3% 하락했다.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국내산 삼겹살도 지난해 말 100g당 2033원에 판매되는 것에서 32.7% 떨어진 1380원(행사가)에 판매되고 있다.

소고기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전국 한우 경락가격은 1만3322원(3등급 이상 평균가격)으로, 올 들어 8.5% 상승했다. 소매가도 올랐다. 한우 등심(1등급)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6115원으로, 1주일 전보다 2.4%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우보다 값이 싼 육우(외국에서 종자를 들여와서 우리나라에서 키운 소)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10일 육우는 도매시장에서 8075원(3등급 이상 평균가격)에 거래돼 지난달보다 3.6%, 올 들어 19% 가격이 상승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값의 움직임이 이같이 엇갈리는 것은 지난달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은 한우 가격의 폭락이 우려되자 지난달 중순부터 전국 농협,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업체가 각종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의 형식으로 전개됐다. 정주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소고기의 가장 큰 대체재는 돼지고기”라며 “설 이후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된 데다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 등으로 소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다음달부터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소장은 “돼지고기는 외식 소비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입학 시즌이 시작하는 등 외식 수요가 늘면 돼지고기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제역 이후 줄었던 돼지두수가 추석 뒤에는 다시 예전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엔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