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강국 '차이나 파워'…中 특허출원, 美 제치고 세계 1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특허 출원 1위 국가에 올랐다. 중국은 첨단기술의 상징인 중관춘 경제특구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20만명 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천인(千人) 계획’을 마련하는 등 인재 강국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중 경제관계가 기술격차를 기반으로 한 수직적 분업에서 대등한 기술이 바탕이 된 수평적 경쟁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중국지식산권국(SIP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52만6412건의 특허를 출원해 미국(50만6334건)을 추월, 처음으로 특허 출원 세계 1위에 올랐다. 2010년 기준으로 국제특허 출원 ‘상위 5개 기업’ 안에 2개의 중국 회사(2위 ZTE, 5위 화웨이)가 끼어 특허 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 간 기술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5년께 TV와 휴대폰에서 중국 제품과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또 자동차는 2020년께 한국과 중국 제품이 품질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재강국 '차이나 파워'…中 특허출원, 美 제치고 세계 1위
중국의 이 같은 기술 발전은 적극적인 인재 육성의 결과라는 평가다. 중국은 2008년 해외 인재 유치를 목표로 천인계획을 수립, 작년 1월 현재 1510명의 핵심 인재를 외국에서 데려왔다. 이 중에는 황샤오칭 벨연구소 수석부사장, 새클러 국제생물물리학상 수상자인 스이궁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의 공학기술 분야 세계 100위권 대학 신입생 수는 이미 2010년 6458명에 달해 한국보다 4.8배 많다. 2009년 말 현재 중국의 연구·개발(R&D) 인력은 229만명으로 한국의 7배에 달하는 등 상대가 안 된다. 중국 시안(西安)에 만들어진 45㎢ 크기의 가오신(高新)개발구에서는 매일 71건의 특허가 나오고 1억750만위안의 신규 투자가 이뤄지는 등 전국 220여개 경제개발구도 기술 발전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이 핵심 부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조립 판매하는 양국 간 수직적 분업체제가 주력 시장을 놓고 다투는 수평적 경쟁 관계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춘근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소장은 “중국 R&D의 잠재력을 감안한다면 중국 기술의 한국 추월은 시간문제”라며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시안=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