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9월12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백화점 및 제화 상품권 시세가 예년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개 명절 전에는 업체들의 상품권 판촉 강화로 시장에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지만,올해는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분석이다.

상품권매매소 우리에스티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은 23일 9만5500원(10만원권 고객 구입가격 기준)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추석 20일 전(9만4400원)보다 1100원 오른 것이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은 한 해 전에 비해 400원 오른 9만5800원,현대백화점 상품권은 300원 비싼 9만6300원에 거래됐다. 우리에스티 관계자는 "추석을 앞둔 시점에는 백화점 상품권 가격이 정가에서 4.5~5.7%의 할인율을 보이는데 올해는 4.2~5%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권의 할인율이 낮을수록 시세는 비싸진다.

백화점 상품권 시세가 작년과 비교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백화점들이 상품권 판촉물량을 줄인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 상품권의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회현동의 한 상품권매매소 관계자는 "지난 6월 신세계 지방점포에서 상품권을 부당거래한 사실이 경찰에 의해 드러난 이후 밀어내는 물량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구두 상품권 시세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싸졌다. 이날 엘칸토 상품권은 1년 전보다 1만4000원(23.3%)오른 6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3개월 동안 5만5000~5만7000원 수준의 시세를 형성했던 데 비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금강제화 상품권은 작년 이맘때보다 1500원 오른 7만4000원,에스콰이아 상품권은 500원 오른 5만7500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엘칸토 상품권 시세가 크게 오른 것은 이랜드에 인수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엘칸토는 올 4월 이랜드에 200억원에 인수됐다. 상품권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는 상품권 판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때문에 엘칸토 상품권은 지금 거래되는 물량이 마지막인 것으로 업계 쪽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상품권 가격까지 강세를 보이자 거래는 예년에 비해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소공동의 상품권매매소 관계자는 "상품권으로 명절 선물을 준비하려는 대기수요가 있는데 아직은 매입수요가 작년 추석 전보다 못하다"고 설명했다.

상품권 시세는 올 추석 전까지 현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에스티 관계자는 "상품권은 대개 명절 20~30일 전에 물량이 많아 가장 저렴하다"며 "추석이 다가올수록 수요가 늘어 가격이 소폭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