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투신자살로 목숨을 끊은 영화배우 장궈룽(张国荣, 장국영)의 자살 직전 행적이 뒤늦게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온바오는 쓰촨신문망(四川新闻网)의 27일 보도를 인용해 모화빙(莫华柄)이 홍콩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밝혔다고 전했다.

모화빙의 말에 따르면 장궈룽과 그는 지난 2003년 4월 1일 오후 1시 퉁뤄완(铜锣湾)에 위치한 퓨전식당에서 만나 3시간여간 '최후의 오찬'을 함께 했다. 당시 장궈룽은 연한 회색 정장에 속에는 짙은 회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모화빙은 "당시 그는 손을 쉴새없이 떨었으며, 6개월 전에도 물었던 내 신분증 번호를 묻는 등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신분증 번호를 물었던 것으로 보아 유언장을 통해 내게 뭔가를 남겨주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식사 도중 '내가 불치병에 걸려 약도 없을 경우 어떻게 하겠냐'고 뜬금없이 묻자 난 당황해서 '수면제를 먹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틀렸다. 가장 확실하게 죽는 방법은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리는 것이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의 대답에 놀란 모화빙은 곧바로 장궈룽 설득에 들어갔으며, 장궈룽은 "너무 힘들어 자살할까도 생각했는데 너와의 약속이 생각나서 이곳으로 왔다"는 얘기를 해 모화빙을 안심시켰다.

식사를 마친 후, 장궈룽은 모화빙을 회사까지 태워주겠다고 하자 모화빙은 그의 차를 타고 사무실까지 이동했다. 이후 모화빙은 "힘들고 그럴 때는 배드민턴을 치면서 기분전환하라"고 장궈룽에게 말하자 그는 "앞으로 내게 전화할 필요없다"는 말과 함게 차를 타고 가버렸다.

느낌이 이상했던 모화빙은 즉각 장궈룽의 누나 장뤼핑(张绿萍)에게 전화를 걸어 동생에게 가보라고 했지만 그녀는 중요한 스케쥴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결국 장궈룽은 오후 6시 40분 자신이 묶고 있던 호텔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모화빙은 "당시 장궈룽은 소속사와 맺은 계약 때문에 녹음실에서 음반작업을 해야됐을 뿐만 아니라 4편의 영화가 촬영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몸과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다보니 심리적 불안감이 더욱 가중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장궈룽의 투신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이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한동안 심적인 고통에 시달렸다"며 장궈룽 자살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고백했다.

한편 장궈룽은 지난 2003년 4월 1일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투신자살했으며 오는 4월 1일은 장궈룽의 사망 8주기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