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맞아 지난해 '옵션쇼크'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매물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연일 나오고 있는 차익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계해 왔다.

10일 오후 1시29분 현재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매도 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 현대차 우리금융 신한지주 LG GS건설 현대건설 대한생명 대구은행 등이며, 매도 수량도 단 한 번에 1만주에서 9만8000주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규모다.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순위 3위와 4위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도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각각 7000여주와 1만2000여주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 또한 5000주 이상씩 순매도 되고 있는 곳도 KT&G, 부산은행, 부광약품 등 다수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분석고보서를 통해 "만기일을 맞아 외국인의 추가 프로그램 순매도 여력은 크지 않지만 이번주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와 상관없이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나온 프로그램 매물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지난 7, 8일 이틀간 외국인이 모두 2500억원 어치 차익 프로그램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75%인 1853억원이 도이치 창구를 통해 터져나왔다.

한편, 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등을 최근 지난해 발생한 '11·11 옵션 쇼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은 옵션사태 거래와 관련해 고의성이 있는지와 거래과정에서 도이치은행 등이 모종의 역할을 했는 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이에 앞서 도이치증권에 회원 제재금 최고액인 10억원을 부과했으며, 금융위원회도 도이치증권에 '6개월(4월~9월) 파생상품 영업정지'라는 제재 조치를 내린바 있다. 국내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은 지난 2일 도이치증권을 거래 증권사 리스트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