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체부동에서 일식당인 초밥 전문점을 운영하는 안수연(39)입니다. 2년 전 체인점을 하던 사람으로부터 가게를 인수했습니다. 개업 당시 시설개선과 집기교체 등으로 총 4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임대보증금은 8000만원이며,월세는 280만원씩 내고 있습니다. 영업을 시작한 후 매월 27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매장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 2층에 있습니다. 99㎡(약 30평) 규모로 바 형태의 테이블을 포함해 56석을 두고 있습니다. 매장 규모에 비해 매출은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이지만,올해 초부터 매출이 떨어져 고민입니다. 매출을 더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세요.

의뢰인의 점포가 있는 경복궁역 인근은 대로변 건너편에 대기업과 관공서가 몰려있고 경복궁과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공간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입니다. 주변의 아파트 비율은 1.5%에 불과할 정도로 전형적인 오피스형 상권이면서도 4000여채의 단독주택가가 배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금천시장과 적선시장을 비롯해 수십년간 명맥을 이어온 전통 음식점들이 있지만,그 틈새로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커피전문점에 이르기까지 외래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변 음식점 중에서 한정식 업종이 25% 정도로 독특한 업종 분포를 형성하고 있는데,그 이유는 식사 대접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유흥주점은 5% 정도에 불과해 인근 종로나 무교동과는 업종 분포가 전혀 다릅니다.

배후세대 인구 중 30대와 60대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오피스형 상권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직장문제로 자녀는 없고 일시적인 주거를 하는 오피스족과 도심 노령자가 많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주거환경이 아주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소득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정상적인 주택가 상권과 달리 소비행태가 다소 비정상적이어서 아예 부담 없는 가격대를 설정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비싼 음식이 통하는 상권이기도 합니다.

의뢰인의 점포는 지하철역과 가깝고 주변에 오피스와 배후세대가 인접해 편의성은 있지만 건물에 대한 접근성은 좋지 않습니다.

안쪽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부담도 크고 건물 전체가 낡아 보이기 때문에 외부 홍보물을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 매장 위치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상권 중심부와 거리가 불과 1분 이내이기 때문에 역 주변에서 매일 할인권을 배포한다면 꾸준히 새로운 고객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가급적 1주일 단위로 주간과 야간을 번갈아 가면서 한 두 시간 정도 꾸준하게 배포하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출입구 전면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대대적인 개선은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부분적인 개선으로 리뉴얼 효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테이블 간에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칸막이를 설치할 필요가 있고,카운터와 연결된 칸막이는 개방시켜 점주가 매장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주방에 치우쳐 있는 스시 바를 매장 전면으로 옮겨 직접 만드는 모습을 손님에게 보여준다면 재미와 식감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벽면은 단조로운 느낌을 피하기 위해 가장 잘 팔리는 메뉴나 새로운 메뉴를 중심으로 조명을 이용한 실사 이미지를 연출하면 좋습니다. 테이블 메뉴판도 메뉴 전부를 복잡하게 나열하기보다는 이미지 중심으로 감각적인 아이디어를 살려 재미있게 구성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밥은 손맛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맛과 모습으로 만들어야 하고,미소된장이나 우동은 매일 점주가 직접 맛을 점검한 후에 판매해야 합니다. 젊은층이 많기 때문에 맛에 소홀할 수 있지만 다른 경쟁점들과 비교가 된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합니다.

초밥과 함께 대표 메뉴인 캘리포니아롤은 특히 20대 여성과 직장인이 선호하는 메뉴입니다. 다른 연령층에는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메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최근 출시한 일본식 돈가스의 반응이 좋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경복궁역이라는 상권을 감안하면 메뉴 가격대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메뉴를 세트화함으로써 가격 부담을 줄여줘야 합니다.

추가 메뉴로 선어회 정도를 생각한 점주의 판단에는 다소 가격적인 무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기존 메뉴와 어울리는 샐러드나 파스타,다양한 소스로 만들어진 해물요리에 1인당 350㏄ 정도의 생맥주를 묶어서 판매한다면 젊은층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점심에는 직장인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저녁 시간대에 매출을 올릴 만한 메뉴가 필요합니다. 우동을 대신할 만한 매콤한 탕면이나 미소된장 라멘 정도라면 고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