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100%"…박승철헤어科 · 농협대 뜬다
201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취업까지 연결되는 산학 협력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학과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과 대학이 체결하는 계약학과가 대부분 공동 연구나 직원 재교육에 그치는 반면 이들 학과는 졸업생의 일정 비율을 매년 해당 기업에 취업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100% 정규직 채용'을 보장하며 기업 이름을 붙인 '브랜드학과'까지 등장했다.

◆명문대 안 부러운 전문대들

신성전문대 '제철산업과'는 현대제철과 산학 협력을 맺어 매년 정원의 절반 정도를 취업시키기로 했다. 2007년 신설된 신생학과라 졸업자가 아직 많진 않지만 현재까지 19명 중 12명이 현대제철에 취업했다. 올해는 졸업예정자가 66명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들 역시 현장실습,서류전형,면접을 거쳐 50% 정도 입사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학과 개설 당시 교과 과정을 짜는 데 참여했고 매년 1억원씩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김재근 학과장은 "현대제철과 협력해 특화한 장점을 보고 서울 상위권대를 포기하고 온 학생도 있다"며 "방학에도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등 학습 분위기가 치열해 학생들의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하이닉스반도체와 협약을 맺고 전자정보통신계열 내에 '하이닉스반'을 만들었다. 하이닉스가 요구하는 11개 과목을 이수한 학생 중 인턴십 대상자를 별도 선발해 인턴 기간을 거치게 한 뒤 이 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110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하이닉스에 입사했으며 이달 초부터 5기 19명이 인턴십을 시작,입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농협 · 외식 · 미용업계 관문도

농협대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농협으로 직행하는'숨은 관문'으로 통한다. 농협 산하 특수대학인 이 학교를 졸업하면 단위농협에 6급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경쟁률은 고공행진이다. 남녀를 구분해 뽑는 일반전형 경쟁률이 남자 30 대 1,여자 40 대 1을 넘는다. 농협대 관계자는 "졸업생의 농협 취업률은 80% 후반"이라며 "본인이 희망하는 지역에 배정받지 못해 입사를 포기하는 경우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원하면 농협에 100% 취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 100%"…박승철헤어科 · 농협대 뜬다
진주보건대는 미스터피자와 손잡고 관광계열에 '미스터피자 전공'을 개설했다. 2006년 신설돼 현재까지 졸업생 중 절반 정도가 미스터피자에 취업했다. 입사 때 처우는 다른 공채사원과 동일하지만 미스터피자 본사 임직원의 실무 강의를 수강한 이 학과 출신들의 업무 적응력이 높다는 평가다.

유종근 학과장은 "지방 전문대 중 드물게 피자업계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전국에서 지원해온다"고 밝혔다. 미스터피자는 매년 장학금 1000만원을 내놓고 있고 향후 이 학과 전공자들을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해외 지점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이공대는 내년 뷰티아트학부에 '박승철헤어과'를 신설키로 하고 이번 입시에서 첫 신입생을 뽑는다. 학생들은 첫 세 학기 동안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마지막 학기엔 전국 185개 박승철헤어스튜디오 매장에서 현장 실습을 받은 다음 졸업과 동시에 박승철헤어 디자이너로 정식 채용이 보장된다.

◆4년제 대학선 이공계 활발

4년제대 가운데는 성균관대가 삼성 계열사와 협력을 맺은 곳이 많다. 정보통신공학부 '반도체시스템 공학전공'과 대학원 과정인 '휴대폰학과',이동통신 · 와이브로 관련 기술을 다루는 '임베디드소프트웨어학과' 출신은 삼성전자 채용이 보장된다. 또 석사 과정인 '초고층 · 장대교량학과'도 졸업 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입사하게 된다. 등록금 전액 지원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키워내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처음 석 · 박사 과정 신입생을 모집한 건국대 미래에너지학과는 코오롱 동진쎄미켐 경동솔라 등과 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업은 입학생 전원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채용을 보장하는 한편 기존 직원의 재교육도 이 학과에 맡기기로 했다. 한양대도 2007년 시작한 '나노반도체공학과'를 통해 하이닉스반도체에 석 · 박사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