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건설 불황 탈출구는 아시아…한국선 신제품으로 승부"
"올해 안에 중국에 연간 690만t 규모의 시멘트와 1억㎡의 석고보드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세우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시장도 개척하는 등 아시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

브루노 라퐁 라파즈그룹 회장(54 · 사진)은 8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10 라파즈 그룹 기업설명회'에서 "세계 건설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는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의 글로벌 건자재 기업인 라파즈는 시멘트(세계 1위),골재 및 콘크리트(세계 2위),석고보드(세계 3위) 등 3개 부문이 주력분야다. 작년 매출이 20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과 북한을 비롯한 미국,중국,호주,브라질 등 약 75개국에 진출해 있다.

라파즈그룹은 올해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지역 투자를 대폭 늘려나가고 있다. 라퐁 회장은 "중국은 매년 세계 시멘트 생산량의 50%인 약 16억t을 소비하는 거대시장인 데다 도시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무한하다"며 "중국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공장도 설립하는 등 시장 개척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법인의 생산규모를 연 2400만t 수준에서 내년에는 3100만t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충칭,쓰촨을 비롯해 중국내 4개 지역에 시멘트 공장을 추가로 증설하고 있다.

다소 주춤하고 있는 한국 내 사업도 비용절감,신제품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타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라퐁 회장은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 트렌드에 맞춰 냉 · 난방 비용과 탄소 발생량을 최대 65%까지 줄일 수 있는 신개념 시멘트도 개발중"이라며 "한국내 시장 상황이 개선되길 바라지만 단기간에 시멘트 시장 개선을 주도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현금확보 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즈그룹의 한국지사인 라파즈한라시멘트와 한국라파즈석고보드는 지난해 그룹 차원의 물류 및 생산 비용 절감전략인 '엑설런스 프로그램'을 시행해 약 170억원의 비용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천안함 사건에도 불구하고 북한비즈니스는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라퐁 회장은 "한반도에 긴장이 커지는 상황과 기업 활동은 별개이며 사업 계약에 따라 생산활동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며 "그러나 북한법인의 신규 투자 계획은 당장은 없다"고 말했다. 라파즈 그룹은 2007년 이집트의 건설업체 오라스콤으로부터 약 150억달러에 북한 시멘트업체인 상원시멘트 지분을 50% 인수했다.

충칭(중국)=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