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23일 저녁 트위터에서 별일이 있었습니다. '리트윗(RT) 횟수만큼 복근운동을 하겠다(RTされた回數だけ腹筋!?Gさぁ來い!)'는 문장이 트렌딩토픽(실시간 화제)에 올랐고, 곧이어 'RT 기다릴게 박재범 기다릴게 2PM'이 트렌딩토픽에 올랐습니다. 일본어와 한국어가 트렌딩토픽에 오른 건 처음입니다.

특정 단어나 문장이 트렌딩토픽에 올랐다는 것은 그 시간대에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는 뜻입니다. 트위터러(트위터 사용자)들이 댓글(리플라이)을 올리고 퍼뜨리기(리트윗)를 하면 자연스럽게 트렌딩토픽이 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영어만 트렌딩토픽에 올랐지 한국어 일본어는 대접받지 못했습니다.

왜 달라졌을까요? 트위터가 위치기반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트위터는 최근 1% 이용자를 대상으로 '로컬 트렌딩'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있는 지역(서울 뉴욕 등)에서 현재 무엇이 화제인지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각 지역 트위터에서 뭐가 화제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트위터 환경설정을 바꿔야 합니다. 자신의 위치정보를 가져갈 수 있게 허용해야 합니다. 이 위치정보를 활용하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할 겁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트위터 친구들을 확인할 수도 있겠죠. 저녁시간이라면 이 친구를 불러 즉석모임을 가질 수도 있을 겁니다.

트위터뿐이 아닙니다. 인터넷 사업자든 이동통신 사업자든 위치정보 확보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구글도 그렇습니다. 검색 서비스 이용자들의 현재 위치를 확보하려고 안달입니다. 구글은 개인정보 검색정보와 대강의 위치정보는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젠 모바일 위치정보를 손에 넣으려고 합니다.

위치정보를 알아내는 방법은 교묘합니다. 위치정보를 그때그때 알려달라고 애원하는 게 아닙니다. 위치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서약서를 받는 것도 아닙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치정보가 구글한테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공짜가 아니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죠.

올해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안드로이드폰이 보급됩니다. 모토로라가 이미 모토로이를 내놓았고 삼성 LG 등도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특히 구글맵 구글어스 등을 활용한 서비스가 관심거리입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이미 환영을 받고 있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위치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왜 다들 위치정보를 확보하려고 안달일까요? 한마디로 '미래의 돈줄'이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는 단순히 개인정보를 아는 것만으로는 장사하기 어렵습니다. 이용자들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위치정보가 미래 서비스의 기반이라는 얘기입니다.

구글이 노리는 것은 모바일 지역광고입니다. 전 세계 휴대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광고 서비스를 해 돈을 버는 게 목표입니다. 광파리가 서울 중림동에 있을 때는 광파리 휴대폰에 중림동 음식점 광고를 띄우고 명동으로 이동하면 구두를 10% 할인판매하는 구둣가게 광고를 띄워주는 식입니다.

구글은 지난해 모바일 광고 회사를 인수했고 모바일웹(m.google.com)과 모바일 사이트(www.google.com/mobile)도 만들었습니다. 안드로이드폰으로는 구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죠. 모바일 검색의 기반인 음성검색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이제 모바일 지역광고가 들어오길 기다리면 됩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상상도 못했던 시장이 열릴 것 같습니다. 모바일 지역광고는 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열어줄 신시장은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사업자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저마다 비밀병기를 개발하고 있죠. KT의 '로컬스토리'가 대표적입니다.

로컬스토리(http://localstory.kr/)는 한 마디로 지역상인들의 커뮤니티입니다. 상인들은 자기 가게를 홍보하고 소비자들은 원하는 가게를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웹 기반이지만 언젠가는 모바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상인과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지역광고를 챙기는 게 로컬스토리의 지향점입니다.

모바일 서비스 사업자들이 개인정보도 모자라 위치정보까지 가져간다면 꺼림칙합니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지만 맘만 먹으면 악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를 모토로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로선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게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