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혹한이 몰아치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꽁꽁 얼어붙은 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부 신규 분양 시장과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고 하지만 국지적인 현상일 뿐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경기 회복에 따라 소폭 회복하면서도 금리 인상 조치나 시장 안정을 위한 규제책이 발동되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선제적인 수요 관리가 상당기간 시장을 냉각시킬 수 있어 투자 기회를 엿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어떻게 시장에 접근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 상품별로 투자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관심이 쏠린다.

◆기존 주택,세밀한 접근 필요

기존 주택 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물경기가 서서히 회복하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개발공약들이 시장에 불을 지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데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시간이 갈수록 주택가격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값이 2008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상당 부분 회복한 데다 금리 인상 등 정부의 출구 전략 구사 가능성이 예상돼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지역,주택 크기별,상품별로 차별화한 시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감안한 세밀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재건축 시장은 서울 강남지역 중층 재건축 단지들의 안전진단 통과와 용적률 상향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하게나마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의 효과가 재건축 대상 단지별로 구체화하면서 사업 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개포지구의 경우 2~3월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용적률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대치동 은마와 잠실주공5단지도 이때쯤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와 압구정동의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계획안도 올해 가시화한다. 이런 시점을 계기로 각 단지 아파트값이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신규 분양,쏠림 현상 불가피


신규 분양 시장은 양도세 감면 혜택이 2월11일로 끝남에 따라 1월 한 달간은 활황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2월 이후에는 공급 물량이 급감하고 밀어내기에 따른 미분양 증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상당한 침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금융계에 따르면 금리가 1.5%포인트 인상되면 주택 분양 시장에 직접적 타격이 전해진다. 그동안 불었던 민간주택 청약 열풍이 식고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 물량 위주로 청약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2월로 앞당겨 추진한다는 위례신도시 사전예약,4월 예정인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판교 · 광교신도시와 은평뉴타운 등 인기 단지 분양에만 간간이 햇살이 들 전망이다.

◆토지시장,보상금 향배 주목

올해 토지 시장은 토지보상금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지구를 포함한 택지지구와 4대강 사업까지 합치면 보상금이 올해 많게는 2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참여정부 때 보상금이 가장 많이 풀렸던 2006년에도 26조9000억원에 불과했다"며 "올해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토지보상금의 40%가량은 다시 토지나 아파트,건물 구입으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발 호재가 확실한 곳과 새로 개통한 도로,철도 주변 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용인 경전철 개통,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등 새롭게 뚫리는 교통망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토지 시장이 3% 수준의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집값이 오르면 수도권 택지지구 땅값도 같이 오른다"며 "만약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땅값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익 대림투자개발컨설팅 대표는 "땅을 산 뒤 그 위에 상가빌딩을 짓거나 창고로 운영하는 식의 개발형 토지 투자는 올해도 여전히 유망하다"고 말했다.

◆신도시 대형 상가에 주목

작년 내내 먹구름이 잔뜩 끼었던 상가 시장은 올 하반기엔 구름이 조금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물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상가 시장의 냉기도 걷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차원의 전망이기는 하다.

그러나 물건에 따라서는 열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연초부터 투자자들의 뭉칫돈은 판교신도시 같은 일부 유망 지역 상가에 몰리고 있다. 올해는 판교 동탄신도시 등의 대형 유망 상가들과 서울 지하철 9호선 역세권 인근 상가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오피스텔,틈새 상품으로 재부상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준주택'(가칭)에 포함되는 호재를 만났다. 정부는 준주택에 국민주택기금 지원,용적률 완화(상향),바닥난방 허용 확대(현행 전용 85㎡ 이하만 가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관심이 뜨겁다.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이용할 경우 그동안은 주택으로 간주했으나 앞으로는 제외시켜 준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예정인 주택법 개정안의 내용에 따라 오피스텔이 틈새 투자 상품으로 다시 각광받을 수 있다.

오피스텔은 특히 2005년 이후 공급이 줄어든 반면 전세 물건 감소와 1~2인 가구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장기적으로 수요가 꾸준해 호재가 이어질 지역은 분양받거나 매입해서 임대사업을 하면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