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최초의 잠수함 해외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2척의 1400t급 중형 잠수함은 본체만 척당 3억5000만달러다. 전투체제시스템(CMS) 등을 얹으면 척당 가격은 6억달러,2척을 합쳐 12억달러가 들어온다. 승용차 7만대 수출과 맞먹는 방위산업 사상 최대 수출 금액이다. 올해 안에 국제입찰을 거치게 돼 있지만 수주가 유력한 상태다.

김덕수 대우조선 특수선부문 해외영업담당 이사는 5일 "2004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 잠수함 개조사업(창정비)을 수주한 경험을 살려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수출을 계기로 연 2000억~3000억원 수준인 방산부문 매출을 매년 10% 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수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부품과 탄약,무전기 등 저가 제품에서 탈피해 잠수함 창정비,항공 관련 제품 등 첨단 · 고가 무기체계로 수출품목을 다변화하면서 해외시장을 넓힌 결과다. 대우조선과 함께 국내 양대 조선부문 방산업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도 최근 미국 록히드 마틴사와 제휴,중형 이지스함을 인도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13년간 2조원을 들여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싱가포르에 수출하기 위해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에 수출 성사 여부가 판가름난다. T-50은 대당 수출가격이 약 2500만달러로 승용차 1000여대와 맞먹는다. 탄약부문에선 풍산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파키스탄,미국,호주 등 19개국에 155㎜ 대구경 포병탄약 등 40여종의 제품을 1억4000만달러에 수출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방위산업 부문 별도법인인 두산DST는 지난해 동남아시아에 차륜형 장갑차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 중동,남미 등에서도 신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작년 5000억원에 불과했던 연 매출도 올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대우는 K-11 복합형 소총을 최근 개발했으며,삼성테크윈은 K-9 자주포 양산에 성공해 호주 등에 수출을 추진 중이다. ㈜한화도 155㎜ 대전차 지뢰살포탄 등 새 무기체계를 잇달아 개발했다.

방산 업체들의 수출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작년 방산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액인 1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고,올해는 이보다 28% 많은 1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상대국은 2007년 46개국에서 지난해 74개국으로 대폭 늘어나는 등 시장도 다변화하고 있다.

장창민/고기완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