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분양률 70%,누계 분양률 90%.반드시 이 기준에 들어야 신규 분양을 하고 그렇지 못하면 가차없이 땅을 팔아버립니다. "

지난해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분양 대박' 행진을 펼친 호반건설의 최종만 사장(47)은 4일 성공 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인천 청라,광교신도시 등에서 6432채를 분양했다. 계약률은 거의 100% 수준.2008년 청라지구 3개 블록(2430채) 분양에서 계약률 100%를 달성한 데 이어 연타석 홈런이다.

호반건설은 오너인 김상열 회장(50)이 1989년 광주광역시에서 세운 주택전문건설업체다. 이 회사가 낮은 브랜드(베르디움) 인지도란 약점을 딛고 수도권 진출 5년 만에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분양하는 단지의 입지가 뛰어난 데다 대형 건설사에 뒤지지 않는 조경과 설계 때문이라는 평가다. 단지를 선택할 때는 입주 후 시세 상승이 예상되는 공공택지 말고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땅을 사들인 뒤에는 끊임없이 모니터링을 한다. 최 사장까지 현장 조사를 나간다. 그 결과 분양률이 자체 기준을 밑돌 것으로 보이면 과감히 사업을 포기한다. 남들이 알짜라고 여긴 천안,평택 등 6곳의 공공택지를 판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대로 다른 건설사들이 포기한 땅이 상품성이 있다면 사들이기도 한다. 호반건설은 올 1~3월에도 판교신도시 등 4개 단지에서 1950채를 내놓을 예정이다.

"보통 건설사들은 초기 분양률이 40%면 성공이라고 여기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그래서 누계 분양률도 99%에 달합니다. "

호반건설만의 '슬림 경영'도 한몫하고 있다. 본사 임직원은 현재 73명.매출 규모가 비슷한 다른 회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한 프로젝트가 생기면 임직원 모두가 달라붙는다. 의사결정도 빠르다. 그만큼 관리비가 절약된다. 이를 통해 분양가를 3.3㎡당 40만원 이상 낮출 수 있다고 최 사장은 설명했다. 대신 아웃소싱으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다. 2005년 수도권에 진출하면서 선보인 용인 구성지구 분양에서 품질로 정면승부를 걸었다. 지방 건설사의 수도권 첫 공급이었는데도 100% 분양에 성공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호반건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살아보면 정말 좋은 아파트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최 사장은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에 7년째 '100% 현금결제'를 하고 있다"며 "좋은 품질의 자재를 값싸게 확보해 원가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자랑했다.

호반건설은 향후 국내외에서 골프장 리조트 등 레저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전문직을 위한 도심 내 소형주택,고급빌라,기숙사형 호텔 사업 등도 검토 중이다.

2008년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 9000억원(추정)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