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 변동 흐름을 볼 수 있는 '실거래가 지수'가 최초로 만들어져 공개됐다. 서울의 경우 올 들어 9개월간 23.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여부에 상관없이 표본주택을 대상으로 조사해 정부 공식 통계로 쓰이는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의 같은 기간 2.3% 상승폭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국토해양부는 실거래가 신고제도가 시행된 2006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거래된 420만건의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월별 실거래가 지수를 23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실거래가 지수란 2006년 1월을 100으로 할 때 일정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값 변화를 수치화한 통계다.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와 함께 정부의 집값 공식 통계로 사용될 예정이다. 앞으로 매월 20일 전후로 발표된다.

이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2008년 6월(2006년 1월=100) 148.9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작년 말 126.4(-15.1%)로 떨어졌다가 지난 9월에는 147.0(전년 말 대비 16.3%)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서울은 지난해 말 116.9였다가 올 9월에는 144.6으로 23.7% 올랐다.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권 4개구(동남권)는 같은 기간 31.1% 뛰었고 수도권 전체로는 16.3% 상승했다.

실거래가지수는 특히 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와는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전국 집값의 경우 작년 말 대비 9월 정부의 실거래지수는 9.2% 오른 반면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역시 실거래지수는 23.7% 올랐지만 주택가격지수는 2.3% 상승에 그쳤다.

이에 대해 도태호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실거래가의 경우 시장 침체기에는 급매물이,회복기에는 재건축 같은 입지 좋은 우량 매물이 주로 거래돼 가격 변동폭이 크다"며 "반면 주택가격지수는 거래 여부에 관계없이 단독 · 연립 · 아파트 등의 표본주택을 대상으로 가격(거래가+호가)을 조사하는 방식인 만큼 두 지수 간에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