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분당·남양주 호가 두달새 10% '뚝'
고양 남양주 광명 분당신도시 등 경기도 주요 아파트 지역 내 주택 매매가격이 잇따라 떨어지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여파로 최근 1~2개월 사이 10% 이상 가격을 낮춘 아파트가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21일 일선 부동산중개업소와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고양시 대화동 대화마을휴먼빌 112㎡ 아파트는 최근 한 달 사이 2000만원 가까이 떨어진 3억5000만~4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같은 지역 화정동 옥빛주공17단지 109㎡는 2억8000만~3억4000만원으로 지난 한 주 1000만원 떨어졌다.

인근 원당주공1 · 2단지(성사동)를 재건축한 3100여채 아파트가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데다 행신2택지지구 4900여채 아파트도 지난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입주에 들어가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고양 지역 거주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파주시와 가까운 고양시 탄현동 아파트는 파주 교하신도시 입주 영향까지 받고 있다. 탄현동 K공인중개 관계자는 "인근 교하신도시로 이사가려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경남 128㎡의 경우 2개월 전에 비해 3000만원 떨어진 3억8000만원에 시세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2,3층 저층 급매물은 3억5000만원짜리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지난 7,8월부터 대규모 입주를 시작한 남양주 진접지구.이 일대에서는 기존 아파트뿐만 아니라 새 아파트까지 시세가 동반하락하고 있다. 8월 말 입주한 진접읍 지웰 161㎡(4억2000만~4억3600만원)는 새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주에만 800만원가량 하락했다. 남양주 퇴계원면 성원아파트 155㎡도 최근 2000만원 내린 3억8000만~4억1000만원에서 거래된다. 퇴계원면 B공인중개 관계자는 "남양주 일대는 집주인 가운데 외지인이 많아 거래가 전월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돈이 급한 집주인의 경우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등의 호재를 기반으로 9월까지만 해도 강세를 보였던 광명시도 재건축 아파트 등의 입주가 계속되면서 조정국면이 뚜렷하다. 지난달부터 철산동 래미안자이 아파트 2070채 등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하안동 주공3단지 73㎡는 1억9000만~2억원 선으로 최근 1750만원 내렸다. 새 아파트인 래미안자이 110㎡도 지난주 500만원 떨어졌다.

평촌신도시는 거리가 가까운 의왕시 포일지구 입주 영향을 받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수도권으로 확대되기 이전인 9월 초까지만 해도 8억8000만원까지 호가되던 향촌마을 한신 162㎡가 8억원 미만에서 급매물이 나온다. 평촌 초원마을 부영 79㎡ 시세도 3억1000만원으로 2개월 전보다 2000만원 하락했다.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향촌마을 아파트는 16년이 넘어 포일지구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는 인접한 판교신도시 이주 수요자들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속락,대형 아파트의 경우 급매물도 매수 문의가 없는 상태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소득감소,불투명한 경기전망 등으로 매수자들이 초저가 물건만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