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청약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되면서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역대 최대인 1100만계좌를 넘어섰다. 1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청약통장은 1143만4836계좌로 집계됐다. 청약통장 계좌수 조사가 시작된 198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청약통장은 경기 판교신도시 분양이 진행됐던 2006년 721만2736계좌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지난해 말에는 631만6274계좌까지 줄었다. 2007년 하반기부터 실시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업체들이 '밀어내기'식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다보니 분양 물량이 크게 늘면서 굳이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규 아파트 분양에 당첨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미분양 아파트가 16만채를 넘어선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공공택지 전용면적 85㎡ 이하(청약저축)는 물론 민간택지 전용 85㎡ 이하(청약부금)와 전용 85㎡ 초과(청약예금) 등 모든 신규 분양주택에 사용할 수 있다. 가입연령 제한도 없다. 신규 가입자 가운데 3분의 1이 20세 미만이었다. 주택 보유 여부도 상관하지 않는다. 여기에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판매에 뛰어들면서 5월에만 583만2978계좌가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서울에서 192만1163계좌가 새로 생겼고 경기에서 145만2568계좌,인천 32만2436계좌가 만들어졌다. 서울시의 경우 인구(2007년 말 현재 1042만명)를 고려하면 5명당 1명꼴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한 셈이다.

반면에 청약저축과 청약예 · 부금 등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는 감소했다. 청약저축은 연초 260만계좌에서 288만계좌로,청약부금은 117만계좌에서 100만계좌로 줄었다. 이러한 수치는 3순위 가입자가 대거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약저축의 경우 52만계좌(1월)였던 3순위 가입자가 33만계좌로 크게 줄었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연구원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은 3순위 청약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분양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2년 뒤에 1순위가 되면 분양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