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인구변화가 대한민국을 바꾼다. 김현기 외 지음. 한스미디어. 371쪽. 1만5000원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인구변화는 사회 전체의 변혁으로 이어진다. 개인의 생존방식도 크게 달라진다.

<2018,인구변화가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10년 후 우리 사회에 큰 변혁을 가져올 44개 미래 트렌드를 얘기한다. LG경제연구원과 로이스컨설팅 등의 전문가들은 먼저 "베이비부머와 쌍봉세대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쌍봉세대는 '인생에서 우뚝 선 두 개의 봉우리'란 의미로 40~59세에 해당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경제적으로 소득이 높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지위에 올라 있으며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는 연령대다.

"쌍봉세대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일생 동안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운용에도 적극적이어서 자산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

저자들은 고령화된 사회와 고령화가 진행 중인 사회의 차이를 분명히 파악하라고 강조한다. 고령화된 사회는 은퇴한 연금생활자들이 주류인 반면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회는 은퇴를 준비하는 계층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

이들은 퇴직연금을 준비하거나 저축.보험 등에 적극적이고 노년기의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주식,채권 등의 자산운용에도 활발히 나선다. 따라서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몇 년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도 향후 10년을 내다본 자산운용시장은 최대의 황금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2020년께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데,이는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이자 위협이기도 하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일본에서 고령화 여파로 9대 사양 산업(철도,편의점,악기,대학,학원,제과,혼수,베이비용품,아동용품)이 생기고 다른 사업이 그만큼 성장한 원리를 이해하면 대안도 쉽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실버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노인 전용 전자오락실에서 화장품까지 각종 실버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거노인들에게 아들,며느리,손자 역할을 대신해주는 '가족대여업'과 노인 맞선 전문 회사까지 등장했다.

또 다른 변화 중 '슬로비족'의 부상이 눈길을 끈다. 슬로비족은 경쟁이 치열한 삶에서 한 발짝 벗어나 여유와 안정,가족을 중시하는 사람들.물질보다 마음을 중시하고 출세보다 자녀의 성장과 발전에 가치를 두는 부류를 지칭한다. 이들의 원칙은 직장을 옮기지 않고 현재 맡은 일을 충실히 하며,주식 투자보다 저축에 힘쓰고 하루 두 시간 이상은 가정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들이 국가나 인종 코드보다 경제와 소비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므로 이에 맞는 비즈니스와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Why세대' 얘기도 흥미롭다. 이는 1984~1992년에 태어난 18~24세 젊은이들로 사회.윤리적 기업을 중시하고 자기표현에 적극적이며 소유보다 경험을 좋아한다. 따라서 기업들도 친환경 코드와 디자인 경영,다품종 소량생산,'경험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영역파괴 시대의 진정한 프로페셔널인 '퓨저니스트',인력 다양성 관리에 필요한 '싱글 코드를 넘어 멀티 코드로',창의성을 유도하는 '사무공간 혁신,고령 인재 활용도를 높이는 '액티브 시니어 용병술'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트렌드 예측으로 정평이 난 LG경제연구원의 전문가들이 1년간 심층 분석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이 책의 예측은 설득력을 더해준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