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교신도시를 비롯해 수십에서 수백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신도시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 미계약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계약금 마련이 어려워지는 데다 주변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세차익 가능성도 적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트라건설은 24일 광교신도시 '참누리 더레이크힐' 아파트 1188가구 가운데 미계약 물량 200여가구에 대해 이날부터 25일까지 분양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청약자격에는 제한이 없으며 누구나 신청금 500만원을 입금하면 분양신청할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초 순위 내 청약에서 최고 224 대 1,평균 17.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량 마감됐다.

그러나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계약을 받은 결과 30%가량이 미계약 물량으로 남은 데 이어 예비당첨자에 대한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의 추가 계약에서도 약 20%를 채우지 못했다.

앞서 8월 분양됐던 서울 은평뉴타운 1,2지구도 평균 10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나 현재까지 21%가량의 미계약 물량이 남아 있으며 같은 달 평균 190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오피스텔 '커낼워크'도 중ㆍ대형에 일부 미계약 물량이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단지에 미계약이 속출하는 이유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를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당첨자들이 경기침체로 계약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주변시세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교 인근 수원시 영통구 아파트의 3.3㎡ 당 평균 가격은 참누리 더레이크힐 분양 당시인 10월 초 993만원이었지만 현재는 한 달여 만에 969만원으로 떨어졌으며 용인시 수지구는 같은 기간 1182만원에서 1138만원으로 하락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신도시에서 나오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당첨 후 계약을 안하면 5~10년 동안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없다"며 "자금마련 계획 등을 신중히 세워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