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3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완화되고 용적률도 법적 한도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사업진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또 수도권 투기과열지구가 강남권 3개구를 남기고 모두 해제된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주택은 민간택지 기타지역(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의 경우 3년에서 1년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진다. 용인, 안산, 화성, 김포, 파주, 남양주 등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고 분양됐던 주택은 등기 후까지 팔 수 없었지만 이제는 바로 팔 수 있게 됐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5일 "11.3대책으로 달라진 것이 많기 때문에 내집마련을 준비해 왔던 수요자들은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면서 "실수요인지 투자가 목적인지 등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돈이 있다면 재건축 아파트를 노려라

이번 11.3대책은 실물경제 회복대책의 일환으로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을 법이 정한 한도까지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이다. 재건축 사업 진행에 큰 걸림돌이 되어 왔던 소형평형 의무 비율이 완화됐다.

또 서울시 조례를 통해 제한돼왔던 용적률이 정부가 용적률을 법이 정한 한도까지 허용키로 함에 따라 1종 200%, 2종 250%, 3종의 경우 300%로 최대 90%포인트 늘어나게 된다. 강남구 개포주공, 강동구 고덕주공 등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와 강남구 압구정 현대,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중층 재건축 아파트 사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세가 크게 하락했다. 따라서 목돈이 있고 강남 입성 대기자라면 지금이 투자 적기다.

이번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강남 개포주공과 강동구 고덕주공 등 저층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다. 저층 저밀도 재건축 단지는 용적률이 늘어나게 되면 조합원의 주택 면적은 물론 일반 분양분이 늘어 사업 수익성이 높아진다. 강남 개포동 주공1단지는 저층 재건축 아파트로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재 낮은 용적률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03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은마와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현재 소형 아파트가 없어 그동안 소형의무비율로 인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현행 소형의무비율 기준을 적용하면 조합원 주택형이 줄어드는 등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는 반포주공 아파트 가운데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유일한 단지이다. 하지만 청담 도곡, 암사명일, 짐실 화곡 반포지구 등 서울시 5대 저밀도 지구 가운데 유일하게 재건축 대열에서 뒤쳐져 있다. 그동안 입주민들의 재건축 의지 약화로 일정이 늦어지면서 소형주택의무비율 등 규제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투자 목적이라면 즉시 전매 가능한 아파트를 챙겨라

그동안 전매금지로 인해 부담이 컸다. 길게는 10년까지 전매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 치 앞날도 내다 볼 수 없는 현재 시장에서는 부담이 안 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부담이 다소 줄어들게 됐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서 계약 즉시 전매 가능한 단지들도 있기 때문. 민간택지에서 분양되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는 단지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 단지는 그동안 소유권 이전 등기 이후부터 전매가 가능했지만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으로 계약 후 즉시 전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가 되는 곳은 서울 인기 지역이다. 특히 입지 여건이 좋은 재개발과 뉴타운 분양 물량이 많아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대림산업은 용산구 신계동에서 699가구 중 263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52~186㎡주택형으로 구성된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과 지하철 1호선 용산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KTX용산역 이용이 쉽다. 용산역 주변에는 전자상가 영화관 백화점 등이 몰려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마포구 공덕동 공덕5구역을 재개발해 794가구 중 79~148㎡ 29가구를 11월 분양한다. 그 외 벽산건설이 구로구 고척동에 '벽산블루밍' 147가구,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이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가재울'을 12월에 분양한다.

실수요자라면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노려라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전매기간도 짧고 분양가도 저렴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이 유리하다.
투기과열지구가 전면 해제가 됐기 때문에 수혜가 커진 지역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택지 중에서도 비과밀억제권역의 경우에는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대폭 줄게 된다.

공공택지 가운데 인천 청라지구와 파주 운정지구 등의 전매 제한 완화 혜택이 크다. 비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전매제한이 7~10년에서 3~5년으로 줄어든다.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에는 국토이용 효율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청라지구를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변경하면서 전매제한 기간이 85㎡ 이하는 5년, 85㎡ 초과는 3년으로 줄게 됐다. 광명주택은 청라지구 A15블록에서 107~110㎡형 263가구를 11월에 분양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분양가는 3.3㎡당 900만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라지구 A22블록에 서해종합건설이 분양한 공급면적 86~88㎡ '그랑블' 아파트가 미분양 상태다. 소형이어서 등기 뒤 2년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950만∼1000만원.

파주운정지구는 삼부토건이 운정지구 A18-2블록의 '삼부르네상스'를 분양 중이다. 79~171㎡ 724가구로 구성된다. A9블록에서는 남양건설이 80~149㎡ 690가구로 구성된 '남양휴튼'를 분양 중이다. 소형 아파트는 모두 분양이 됐고, 현재 중대형 아파트만 남아 있다.

민간택지에서는 지난 7월에 경동이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에 분양한 '경동메르빌'이 있다. 77~108㎡ 488가구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99만원이다. 분양 당시 전매제한 기간은 7년이었지만 1년으로 대폭 줄었다.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 향촌주거환경개선사업지에 분양된 '향촌휴먼시아'도 앞으로 1년 후 거래가 가능해졌다. 공급면적 85㎡로 분양가는 3.3㎡당 748만원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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