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 전문가 조만 KDI 교수의 부동산 전망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 부동산 시장도 침체를 이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부동산 가격 폭락의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

미국 주택금융 전문가인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51ㆍ사진)는 1일 KDI에서 기자와 만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한국 부동산 시장 전망을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199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응용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은행(IBRD) 컨설턴트를 거쳐 미국 국책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에서 지난해까지 15년간 일했다. 지난해 5월 KDI 교수로 부임,부동산금융과 유동화상품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미국 하원의 구제금융법안 부결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일단 "대미(對美)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 등에 따른 경기침체와 '역(逆)부의 효과'(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소비가 감소하는 현상)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의 물가 대비 집값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집값에 거품이 많지는 않은 상태"라며 "미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가격 폭락이 한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미국과 같은 부동산발 금융위기가 한국에서 재현될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낮지만 불안 요소는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엄격하고 주택금융 관련 파생상품도 발전하지 못해 미국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다만 LTV 등 기준보다 높게 대출해 주는 경우가 많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앞으로 부실채권이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한국 부동산 시장 회복시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부실채권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ㆍ신용도가 떨어지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취급되는 모기지)에서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신용카드 등으로 전이되고 있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융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한국 부동산을 지배하는 가장 큰 요인이 거시경제 상황인 만큼 이때 이후에야 시장이 활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