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좀 볶으셔야 인상이 부드러워지겠어요." "말투는 배우처럼 좀 해보세요. "

서울 대치동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하던 3년차 강사 권규호씨는 지난 1월 매니지먼트 전문업체인 'SJR기획'과 계약했다. 연예인도 아닌 권씨가 기획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올해부터 인터넷강의 시장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기 때문.

기획사는 그에게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안경은 세련된 뿔테로,줄무늬 셔츠는 '화면발'을 받는 분홍색 가디건으로 바꾸도록 했다. 카메라 앞에서의 움직임,시선처리,수강생을 웃기는 방법 등을 하나하나 코치했다. 기획사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얻은 권씨는 인터넷 동영상 강의 전문업체 비타에듀와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연예인처럼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학원 강사들이 늘어나면서 학원 강사를 상대로 의상 코디네이션과 화장,수강생 관리 등을 도와주는 '학원강사 매니지먼트'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는 이들만을 타깃으로 하는 전문업체들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원강사 전문 매니지먼트업체는 6곳에 이른다. 현직 수리영역 강사로 유명한 '삽자루(본명 우형철)'씨가 지난해 11월 창업한 SJR기획이 대표적이다. 이 기획사에는 현재 언어영역 5명,수리영역 4명의 강사가 '소속'돼 전속 매니지먼트를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특목고 입시로 유명한 페르마에듀가 소프트뱅크코리아의 투자를 받아 연예기획사 올리브나인과 함께 오는 10월께부터 강사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레인보우,태화산업개발 등이 학원강사 매니지먼트업에 뛰어든 상태다.

이들이 타깃으로 삼는 대상은 주로 온라인 동영상을 촬영하는 학원강사다. '수더분한' 이미지로도 충분했던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이미지가 핵심경쟁 요소다. 페르마에듀 관계자는 "아무리 스타강사라 해도 청중 없이 카메라 앞에서 강의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전문업체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JR기획 등 관련 업체들에 따르면 이 같은 서비스를 받고 기획사에 내는 비용은 일정치 않다. 계약기간 동안 수입의 일정비율을 기획사와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학원강사'라는 특성상 강의내용 수정ㆍ보조교재 작성ㆍ강의 컨셉트 개발 등 콘텐츠 관리도 이미지 못지않게 중요하다. 스타강사 박담씨 등의 콘텐츠매니지먼트(CM)를 맡고 있는 이투스 문지현 대리는 "'수ㆍ알ㆍ모(수험생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약어를 만드는 일은 대부분 CM의 역할"이라며 "최근에는 인터넷 게시판 관리 등이 주요 업무로 추가됐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