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에서 330만㎡(100만평) 규모의 '냐베 신도시' 사업을 진행 중인 GS건설의 김갑렬 사장이 이번 주 현지를 긴급 방문한다.

회사 측에서는 "통상적인 출장"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베트남 경제위기에 따른 긴급 점검 차원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GS건설이 단독 시공하는 냐베 신도시는 사업비만 4조원 규모로 이 회사의 최대 해외사업이다.

베트남 '건설 한류(韓流)'가 흔들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건설사들이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부동산 개발사업이 현지 원자재값 상승과 주택수요 위축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건설사 CEO나 임원들의 베트남 출장이 잦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현재 건설사와 개발업체 등 70개사가 모두 117건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115개 국가 중에서 공사 건수로는 가장 많다.

이들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원자재값 상승과 주택수요 감소라는 이중고에 빠져 있다.

베트남 현지의 대원건설 박희용 부장은 "지난 1년 새 공사용 벽돌값이 3배로 올랐고 레미콘 값도 30%이상 뛰었지만 오른 값으로도 자재를 구하기 벅차다"며"납품 일정에 공사 스케줄을 맞출 수밖에 없어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까지 수시로 조정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의 경우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지만 분양가를 되레 내려야 하는 실정이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받아 집 사기가 어려워지게 되면 주택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 하노이에서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할 경남기업의 하종석 베트남 지사장은 "분양가를 당초 예정했던 가격보다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베트남을 해외시장 첫 진출 후보지로 검토했지만 최근 방침을 바꿔 후순위로 돌려놓았다.

중견업체인 현진도 지난해 초 베트남에 지사를 설립해 신규 사업을 준비해왔으나 당분간 업무를 중단한 채 향후 추이를 관망 중이다.

임도원/장규호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