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정작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가 턱없이 부족해 자산운용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속속 신설되면서 펀드매니저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기존 펀드매니저들은 더 많은 보수와 경력관리 등을 위해 해외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인력난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펀드시장은 지난해 1분기 250조2000억원에서 올 1분기엔 325조2000억원으로 1년 만에 30% 가까이 급증했으나 협회에 등록된 펀드매니저 수는 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늘고 있지만 대부분 새내기로,현장에서 자산을 굴리는 팀장급 이상 '실전용' 인력은 급증하는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핵심 인력인 팀장급은 싱가포르 홍콩 등의 헤지펀드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A투신운용의 한 유명 펀드매니저는 싱가포르의 헤지펀드로 옮겼고,B자산운용사의 한 팀장도 홍콩의 한 헤지펀드로 떠났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고위 관계자는 "외국 헤지펀드를 택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앞으로 국내에서 헤지펀드가 활성화될 것에 대비해 해외에서 경험을 쌓겠다는 계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중견 펀드매니저는 "3월 결산법인인 자산운용사들이 이달 말 성과급을 지급하고 나면 실력 있는 매니저들이 대거 외국 헤지펀드로 이동하거나 아예 독립해 해외에서 자신들의 헤지펀드를 만들 것이란 얘기가 많아 '5월 펀드매니저 대란설'까지 나도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펀드매니저들의 해외 이동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투자자들은 "신용 경색 우려 등으로 가뜩이나 수익률이 좋지 않은 판에 일부라 해도 펀드매니저들이 더 많은 보수를 받겠다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무책임한 일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를 보호한다면 외국에서 인력을 수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경영/임상택 기자 longrun@hankyung.com